권영진 "내 역할은 여기까지…차기 시장은 尹정부와 호흡 맞출 사람" 불출마 선언(종합2보)

  • 민경석,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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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30 11:48  |  수정 2022-03-31 07:16  |  발행일 2022-03-31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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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2층 브리핑룸에서 대구시장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권영진 대구시장이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최초의 3선 대구시장이라는 꿈을 접은 것이다. 이로써 8년 간의 '권영진 시정'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권 시장은 30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민선 8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3선의 꿈과 소명을 잠시 생각해봤지만, 역시 포스트 코로나와 새 정부가 출범한 새 시대에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드리는 것이 대구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8년 간의 시정을 돌아보며 코로나19 팬데믹과 야당 시장으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권 시장은 "8년 전 대구를 혁신하라는 시민 여러분의 명령을 받아 취임한 뒤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도 "8년 임기 중 5년을 '야당 시장'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일해야 했고,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것을 멈추게 하고 혁신으로 가는 앞길을 가로막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극단적 진영 대결과 네 편, 내 편이 극명한 정치지형에서 야당 시장으로 일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며 "'대구 코로나'라는 조롱과 '대구 봉쇄'라는 모멸스러운 순간도 겪어야 했고, 시장인 저를 신천지로 모는 정치적 낙인찍기조차 감내해야 했다. 가짜 백신 사기사건의 주역으로 내몰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권 시장은 차기 대구시장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패배 후 줄곧 윤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워 온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권 시장이 윤 당선인과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불출마를 결심했던 만큼 윤석열 정부의 내각에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대구는 높은 득표율, 투표율로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여는 중심에 있었고, 윤 당선인은 대구를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만큼 대구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 남다르다"면서 "다음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대구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 능력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 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구 발전을 이끌어갈 적임자인지 시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이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했다.

권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다만,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분간은 좀 쉬고 싶고, 어머님의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서 못 다한 효도를 하려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권 시장은 전날(29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구지역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같은 날 저녁 대구에서 측근 그룹과 만나 불출마 선언 및 향후 계획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권 시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 인 것 같다. 대구시장 3선 도전을 거두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정권교체가 확정된 지난 10일부터 불출마를 의사를 밝히려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을 2번 재임하고 그만두는 것을 늘 생각했던 만큼 원래 구상대로 돌아가는 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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