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곳곳서 악취 민원… 지자체 농번기 퇴비 때문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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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2 12:26  |  수정 2022-04-02 20:34  |  발행일 2022-04-04 제8면
원당천
지난해 행정안전부 '안전하고 아름다운 소하천 가꾸기' 공모전에 선정된 원당천에 악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마스크를 뚫고 들어온 악취에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경북 영주시 원당천에 운동하러 나온 한 시민이 심각한 악취 민원을 제기하며 손사래를 쳤다.

'원당천'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안전하고 아름다운 소하천 가꾸기' 공모전에서 우수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영주시는 이 하천에 자연석 쌓기 호안(護岸)으로 치수 안전성을 확보하고, 하천 주변에 목교, 징검다리, 산책로, 쉼터 등 친수(親水) 시설물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 주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악취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시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오후, 제보자 A씨가 원당천에 누군가 오수를 무단으로 배출하고 있는 것처럼 악취가 심하게 난다면서 영남일보에 제보했다. 실제 영주 지역에선 지난 2017년과 2020년 가축 오·폐수(돼지분뇨)가 유출 사고가 있었고, 당시 수십t의 액비가 유출되면서 악취가 발생하자 주민 항의가 잇따랐다.

A씨는 "전날 저녁 원당천에 운동하러 나왔는데 악취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제보하게 됐다"며 "이 주변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 같은 악취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사람과 자연 공존하는 소하천'이라고 수십억 원을 들여 산책로를 잘 꾸며놨지만, 시민들이 산책할 수도 없을 정도의 악취가 나는데도 지자체는 그 원인조차 파악 못 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영주 지역은 원당천뿐만 아니라 영주시가지를 관류하는 도심하천인 서천둔치를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악취로 인한 민원이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하지만, 지자체에선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면서 지역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피해로 수년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지역의 한 커뮤니티에는 서천둔치을 산책하면서 무언가를 태우는 냄새와 악취 때문에 속상하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 게시글 댓글에선 '환경부에 신고하세요. 주변 공장들이 의심스러운데 시청에다 전화해봐야 아무런 소용없었다', '저도 그 냄새 때문에 미치겠어요'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주시 관계자는 "농번기 밭에 퇴비 등을 뿌리면서 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다"면서 "다른 악취 발생 요인이 있는지 조사해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행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주시는 최근 서천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등 수질 악화 현상으로 시민들의 민원이 다수 발생함에 따라 '서천 수질 개선 TF팀'을 구성 및 운영해 수질악화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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