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패션 기본 소득당 대구시장 후보 신원호 "젊은 시정 펼치겠다"

  • 임호,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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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7 15:38  |  수정 2022-05-18 09:42  |  발행일 2022-05-18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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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가 16일 영남일보를 찾아, 기본 소득, 부동산 불평등 해소, 인권 친화적 대구라는 3대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반바지 패션의 청년이 대구시장 후보 명함을 나눠주면 다들 한 번 더 쳐다본다. 그리고 "진짜, 대구시장 후보"냐고 묻는다. 만 36세의 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다. 그는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보다 무려 31살이나 어리지만, 대구시정을 이끌 능력은 더 뛰어나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대구시장 후보 중 가장 젊을 뿐만 아니라, 생각과 정책도 기존의 정치판과 전혀 다르다. 신 후보가 말하는 '젊은 대구시정'에 대해 들어봤다.

▶기본 소득당을 소개해 달라.
"기본 소득당은 2030대 청년들이 2년 전 만든 정당으로 현재 용혜인(비례대표) 의원이 국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평균 연령 27세 미만 당원들이 함께하는 정당으로 지난 총선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를 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제가 대구시장 후보로 나섰다."


▶대구시장 후보로 나선 이유는.
"두 가지다. 첫 째는 대구가 보편 복지가 가장 늦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무상급식도 제일 늦게 시작했고, 생활임금 도입도 작년에서야 시작됐다. 보편복지가 가장 늦은 대구는 30년간 보수정당이 차지했다. 흔히 보수 정당은 경제를 살리고, 진보 정당은 복지에 집중한다고 했다. 그런데 대구 경제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30년 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것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제는 진보 정당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둘째는 대구시의 심각한 부동산 불평등이다. 영남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대구 시민이 11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안정된 내 집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부동산 불평등이 심각하다. 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토지임대부 주택 실시, 재건축 재개발 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대구 시민에게 기본소득 재원으로 나눠 드리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만 36세로 대구시장 후보 중 가장 젊다
"시장 후보 모두 대구시의 가장 주요한 문제로 매년 1만 여명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는 지금 청년으로 살고 있고, 최근까지도 대구 떠나는 친구·동료들을 통해 청년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젊다는 것보다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실천할 준비가 된 대구시장 후보이다."


▶공약은 어떤 것들이 있나.
"4월 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기본 소득', '부동산 불평등 해소', '인권 친화적 도시'라는 3대 공약을 제시했다. 첫째 대구 시민 240만 명에게 연 120만 원의 기본 소득을 지급하겠다. 예산안을 짜서 세출 구조조정을 하고 남는 세금을 활용하면 지급 가능하다. 설득력 있게 모델을 짜두었다. 둘째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해 건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하고, 토지를 일정 기간 빌려 주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추진하겠다. 토지의 부가가치가 땅 주인에게만 돌아가는 사회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의 가격에 대해서만 월세를 부담하면 전세나 월세, 세금만 부담을 하면 안정된 주거를 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지금의 부동산 가격을 확 낮출 수 있다. 셋째 인권 친화 도시 대구다. 청년이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대구의 보수적 문화라 생각한다. 청년들은 단순히 지금 청년으로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모든 것들이 지금 청년이란 큰 뭉텅이로 묶어, 정치권에서 정책을 제시하기 때문에 그에 속하지 못한 청년들은 대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청년을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인권과 기본권이 보장되는 대구를 만들겠다."


▶대구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대구는 30년간 보수 정치가 장악한 곳이다. 하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것이 대구의 밝은 미래다. 하지만 다른 도시 사람들은 대구의 대표 산업을 여전히 섬유로 인식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제조업을 유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2050년 이후 기후 위기 시대에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저는 권영진 대구시장처럼 ICT 산업을 기반으로 대구를 디지털 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 또 대구시와 민간이 3대 7로 뉴딜 펀드를 조성, 스타트 기업을 육성하겠다. 대구시 투자금에서 수익이 발생한다면 모두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공유지분형 디지털 뉴딜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


▶대구시장이 되면 어떤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실천할 것인가.
"기본소득이다. 취임 즉시 대구시에 기본소득 공론화 위원회를 설치하고,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어떤 재원으로 할지 전문가, 정치인, 시민의 의견을 모으겠다. 1년간 수기 과정을 거쳐, 임기 내에 꼭 120만 원의 기본소득 모델을 실행하겠다."


▶선거에 함께 나선 3명의 대구시장 후보를 평가한다면.
"제가 가장 많이 비판하는 분이 홍준표 후보다. 저와는 가장 대척점에 있다. 경남도지사, 국회의원을 지내셨던 분이 대구시장으로 청년 정책을 제시하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홍 후보께서는 그것에 대해 답변을 하셔야 한다. 서재헌·한민정 후보는 몇 차례 정책 협약식에서 뵙고 인사도 드렸다.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기도 했다. 저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은 출마 경험이 있다. 솔직히 다른 후보분들에 비해 긴장도 많이 한다. 다들 능력이 뛰어나지만 저는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치를 할 수 있다."


▶반바지를 입고 왔는데, 이 반바지 패션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저도 시민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제가 다가가면 후보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신다. 몇몇 분들은 '젊어 보여 좋다', '후보인 줄 몰랐다'고 했다. 반바지 패션에 놀랍다는 반응도 있다. 14년간 정당 활동 하면서 정치가 너무 무겁다는 인상을 받았다. 더 넓은 단위의 선거일수록 격식과 형식을 따진다. 저는 이런 점이 시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저희 선거대책본부 차원에서도 반바지 패션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제가 설득해 반바지를 입었고, 반응이 좋아서 선거 기간은 물론 토론회에서도 계속 캐주얼 차림으로 시민들을 뵙게 될 것 같다."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든 대구시장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공통으로 'GRDP'라는 단어를 꺼냈다. 대구는 28년째 지역내총생산 꼴찌다. 매년 청년 1만 명이 떠나고, 생산 인구는 줄고 있다. 반면 노년 인구는 점점 늘고 있다. 이런 지표를 과연 누가 만들었는지 그 책임부터 물어야 한다. 저는 30년간 대구를 장악한 보수 정치권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대구가 바로 가려면 청년 정치가 있어야 한다. 저는 출마하면서 낡은 정치, 고인물 정치, 보수 정치에 맞서 진보 청년 정치로 다가가겠다고 출마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렸다. 앞으로 2주 남짓 남았다. 열심히 시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전하겠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프로필
△1985년 서울 출신 △제20대 대통령선거 기본소득당 부동산 불평등해소 특보 △대구경북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 △반성매매 남성모임 '불일치' 활동가△대구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대구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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