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우리아이 스마트폰 중독 예방법…"전화·문자 등 기본 성능만 탑재된 휴대전화 권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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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0 07:11  |  수정 2022-06-20 07:14  |  발행일 2022-06-20 제13면
자기통제력 부족한 저학년의 경우
폰 의존 시 게임중독 빠지기 쉽고
SNS로 친구 험담하다 학폭까지 야기
가족과 함께하는 보드게임 활동 등
폰 과의존 벗어날 대체놀이 마련을
e북보다 가독성 좋은 종이책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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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의 솔선수범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른들도 자제하기 힘든데 아이들에게 절제력을 요구하는 것이 과욕이라는 것이다. <영남일보 DB>

가정에서 아이와 부모가 갈등을 빚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게임, 유튜브 등을 하거나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간혹 부모가 불러도 듣지 못한 채 거기에 집중하기도 한다. 이 정도가 되면 부모는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이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대부분의 가정은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 등을 하면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스마트폰을 정말 슬기롭게,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Q: 스마트폰이 꼭 있어야 하나요. 없으면 왕따가 된다고 하는 말도 있어서요.

A: 부모들 대부분은 스마트 기기를 최대한 늦게 접하게 해주고 싶어합니다. 특히 입학 때 한 차례 고민하다 아이가 중학년이 될 때 즈음 한 번 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가 우리 반에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는 자신밖에 없다고 하면 행여 친구들에게 소외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죠. 하지만 학교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지도해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최대한 늦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이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워킹맘의 경우 아이와 연락이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이 경우에는 "스마트 기능은 빠지고 전화와 단순 문자만 되는 것으로 사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너무 이른 나이에 사주면 아직 논리적 사고기능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이 스마트폰 중독, 게임 중독에 빠질 염려가 있고, 한번 빠지면 벗어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벗어나기도 참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스마트폰 중독이나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은 학습에도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현란하고 빨리 전환되는 화면만 보다가 천천히 사고 해야 되는 과정들이 힘들게 느껴질 거예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공부 시간에는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어지는 거죠.

끝으로 스마트폰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마트폰이 있어서 교우관계 문제가 생기고, 이것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들어 스마트폰과 관계된 학교폭력이 참 많이 일어납니다. 카카오톡에서 특정 친구에 대해 험담하고 험담한 내용을 캡처해 SNS에 올리는 등 스마트폰 때문에 학교폭력이 야기돼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휴대폰은 늦게 사줄수록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Q: 게임과의 전쟁에서 부모님이 이기는 방법, 무엇일까요.

A: 게임은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쉽게 빠져들 정도로 중독성이 강합니다. 일단 게임의 재미를 조금이라도 보았다면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힘이 들기 때문에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부모님께서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강력하게 금지한다고 해도 저학년은 자기통제력이 고학년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교실에서도 게임에 빠진 아이들은 문제를 찬찬히 곱씹으며 읽지 않습니다. 문제를 꼼꼼하게 읽지 않고 대충 훑으며 읽어 알면서도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게임중독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서는 부모님들이 자녀의 여유시간을 충분히 공유하셔야 합니다. 무작정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고 끊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유익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는 장치들을 부모님들이 마련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무작정 스마트폰 게임의 유혹을 이겨내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유혹을 피해 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게임에 빠진 아이에게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비난하기 이전에 유혹을 피하는 법을 같이 찾는 현명한 부모가 되어주세요.

Q: 컴퓨터 게임을 대체할 만한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틀 밖에서 아이를 키워라'라는 말이 있지요. 요즘은 부모님들이 생태체험, 자연주의 교육을 예전보다 많이 추구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시골에 사는 아이들보다 많고 도시아이들은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교외로 체험은 어려우니 이런 활동도 주말에만 가능하고, 평일에 아이들이 시간을 보낼만한 놀이가 많이 없어요. 그러니 평일에는 가정에서 보드게임을 함께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보드게임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두뇌 계발과 함께 사고력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놀이로 세상과 단절하고 화면에만 몰두하던 게임보다 훨씬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좋답니다. 더불어 우리 가정의 화목도 함께 가져다줄 수 있어 게임도 대체하며 가족끼리도 끈끈해지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Q: 초등학생의 디지털기기 독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리나라보다 태블릿 PC 보급률이 높은 미국의 경우 디지털기기를 통한 독서의 문제점에 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디지털기기를 통한 독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요. 또 '초등 독서 바이블'이라는 책에서도 책을 통한 독서는 디지털기기를 통한 독서보다 이해도나 가독성 면에서 우수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 닐슨 노먼 그룹 연구에서도 태블릿 PC가 활자 매체보다 가독성이 6%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아이들의 뇌파 실험 연구를 살펴보면 태블릿 PC는 종이책과 달리 게임을 할 때처럼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나오는 하이베타파가 전두엽에 빨갛게 표시됩니다. 이렇듯 디지털기기로 독서를 하게 될 경우 게임이나 서핑 등 다른 유혹에 빠지기 쉽고, 몰입도가 떨어지는 듯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같은 글이라도 디지털기기를 활용하기보다는 지면으로 된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해요.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한다면 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이 꼭 필요한지 온 가족이 함께 고민해 보고, 사주게 된다면 아이가 현명하게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올바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현정 대구영선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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