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기록 쓴 삼성 캡틴 김헌곤…부진 늪에서 빠져나올 방법 없을까

  • 최시웅
  • |
  • 입력 2022-06-23   |  발행일 2022-06-24 제18면   |  수정 2022-06-23 15:15
2022062301000721100029231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이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크게 스윙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행운조차 외면한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이 끝 모를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을까.

김헌곤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9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6일 LG전 이후 4경기 만의 선발 출전. 지난달 27일 LG전부터 이어진 39타석 연속 무안타를 끊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나섰을 것이 분명하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2회 말 2사 1·2루, 추격점을 뽑아낼 기회에 김헌곤이 들어섰다. 김헌곤은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의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살짝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날아갔다. 충분히 안타로 연결될 수 있는 타구를 키움 중견수 이정후가 건져 올리면서 아웃을 만들었다.

안타를 예상하고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던 김헌곤은 허탈한 듯 짧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떨어트리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4회 말에도 김헌곤은 득점권 찬스를 마주했다. 2사 1·3루 상황에 두 번째 타석에 선 그는 끈질기게 안타를 노렸다. 파울 3개를 쳐내며 7구 승부를 펼쳤지만,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었다. 41타석 연속 무안타와 별개로 추격이 필요한 팀에 도움이 되질 못 했다는 자책 때문인지 김헌곤은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공교롭게도 김헌곤은 6회 말 세 번째 타석도 득점권 기회를 맞았다. 2사 1·2루에서 김헌곤은 상대 바뀐 투수 김태훈의 2구째 포크를 잘 때려 좌중간으로 띄워 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헌곤의 타구는 이정후의 넓은 수비 범위에 걸려들었다. 9회 말 네 번째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난 김헌곤은 무안타의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결국 이날 43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을 쓰곤 만 김헌곤은 삼성 역대 최장 무안타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전 기록은 2009년 진갑용 현 KIA 수석코치가 삼성 선수 시절 작성한 42타석 연속 무안타이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리그 역대 최장 무안타도 우려케 하는 상황이다. 역대 기록에서 최다 연속 무안타 기록을 가진 선수는 1995~1997년 염경엽 전 감독의 51타석 연속 무안타다. 그 뒤로 2014~2015년 손시헌이 기록한 48타석 연속 무안타와 1983년 유지훤이 남긴 47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도 있다. 안타 없이 1~2경기만 더 소화해도 김헌곤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운조차 따르지 않는 김헌곤의 부진이 이어지자 그를 질타하던 팬들도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특히, 김헌곤의 성적이 처참한 건 사실이지만, 그 못지않게 올 시즌 성적이 나쁜 선수들이 있는데도 유독 김헌곤만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김헌곤은 '성실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고, 경기에도 항상 강한 책임감을 안고 나선다. 본래 가진 실력과 경험 역시 지금의 불명예가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물꼬가 터지길 바라면서 마음을 비우는 수밖에 없다.

김헌곤은 팀에 꼭 필요한 외야 자원이다. 그동안 '제4의 외야수'로 팀에 알토란 같은 기여를 했고, 이번 시즌 외야 자원이 부족한 삼성으로선 더욱이 김헌곤의 존재가 소중하다. 김헌곤이 다시 밝은 표정으로 팬들을 마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