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무늬 오징어 에깅 3차 예선…통영 삼덕항 50여명 각축전, 10마리 낚으며 결승행 티켓

  • 김동욱 월간낚시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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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4  |  수정 2022-10-14 09:11  |  발행일 2022-10-14 제37면
오후 5시 날린 채비…입질 쉽지 않아

뱃머리 초록색 팁런 에기로 마수걸이

환하게 밝힌 집어등…진검승부 시작

굵은 무늬오징어 낚으며 잇단 '히트'

2선박 은하수호 고석보 선수 전체 1위

최종 결승전 14명, 1천만원 상금 대결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무늬 오징어 에깅 3차 예선…통영 삼덕항 50여명 각축전, 10마리 낚으며 결승행 티켓
3선박 통큰호 선수들이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한국 최대의 무늬오징어 에깅 대회,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3차 예선이 9월27일 경남 통영의 삼덕항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 무늬오징어 에깅을 꾸준히 보급해 온 <주>한조크리에이티브(대표 박범수)가 주최한 것으로, 세 차례의 예선전을 거쳐 최종 결승전에서 팁런 에깅 최강자를 선발하는 토너먼트 형식. 8월29일 통영에서 열린 1차 예선에서 4명의 결승 진출자를 배출했고, 전날인 9월26일에는 포항 2차 예선을 통해 5명의 결승 진출자를 가렸다. 이날 열린 3차 예선은 마지막 결승행 티켓 5장이 걸린, 이른바 최종 관문인 셈이다.

◆치밀하게 기획된 매머드 대회

박 대표는 작년 가을 무렵 나에게 팁런 에깅 대회를 기획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세 차례의 예선전은 4~5척의 낚싯배에 10명씩의 선수를 태우고 각 배에서 가장 많이 낚은 선수 1명씩, 4~5명이 결승에 진출한다. 각 예선전에서 가장 많은 무늬오징어를 낚은 선수에게는 100만원의 예선 1등 상금을, 그 선수를 배출한 선장에게도 100만원의 상금을 준다. 그리고 최종 결승전에는 14명의 선수가 한 배에서 기량을 겨루고, 우승자에게 1천만원, 2위는 300만원, 3위에게는 200만원의 상금을 준다'는 게 박 대표의 계획이었다. 그는 총상금 및 상품 4천500만원이 걸린 매머드급 대회를 구상한 것이다.

그때 나는 박 대표에게 이렇게 말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이 엄청 많을 텐데…, 접수부터 경쟁이 치열하겠어요."

실제로 그랬다. 7월6일~8월18일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각 예선전 참가를 위한 평균 경쟁률이 7.5대 1이었다. 예선 통과는 둘째치고, 대회 참가 자체가 시쳇말로 '박 터지는' 게임이었다.

3차 예선전이 열리던 날(9월27일) 나는 삼덕항으로 내려갔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에깅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토너먼트 형식으로 열리는 팁런 대회는 아직 없다.) 무늬오징어 팁런 대회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오후 3시. 삼덕항 대회 본부석에는 3차 예선 참가자 50명이 모여있었다. 무늬오징어 팁런 에깅은 그 특성상 밤낚시로 진행된다. 이날 동원된 낚싯배는 5척(미라클호, 은하수호, 통큰호, 삼덕호 유담호). 선수들은 주최 측이 지급한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하고, 전용 에기(에기스타)를 받았다.

대회장 박 대표는 "이 대회는 무늬오징어 에깅, 특히 팁런 에깅 기법을 보급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여러분의 선전은 우리 회사가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무늬 오징어 에깅 3차 예선…통영 삼덕항 50여명 각축전, 10마리 낚으며 결승행 티켓
자신이 배정받은 낚싯배에 오르는 선수들.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무늬 오징어 에깅 3차 예선…통영 삼덕항 50여명 각축전, 10마리 낚으며 결승행 티켓
선미에서 씨알 굵은 무늬오징어 손맛을 본 안태호 선수.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무늬 오징어 에깅 3차 예선…통영 삼덕항 50여명 각축전, 10마리 낚으며 결승행 티켓
장진호 3선박 통큰호 심판관(오른쪽)이 선수들의 조과를 집계하고 있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시소게임

오후 4시. 개회식을 마친 선수들은 각자 배정받은 낚싯배에 올랐다. 각 선박에는 10명의 선수와 1명의 심판관이 탑승한다. 나는 이 중에서 3선박 통큰호(선장 이연민)를 탔다.

삼덕항을 빠져나간 통큰호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빠르게 내려갔다. 40여 분 후 통큰호가 도착한 곳은 삼덕항에서 남서쪽으로 14.5㎞ 떨어진 연화도 북쪽 해상.

"포인트에 도착한 선박들은 대기하고 있으세요. 대회는 5시 정각에 일제히 시작합니다."

본부석에서 각 배의 심판관들에게 보내는 카톡 문자다. 포인트 선정은 선장들의 재량이지만 공정한 대회를 위해 모든 배는 오후 5시 정각에 첫 캐스팅을 해야 한다. 대회 시간은 오후 5시부터 밤10시까지 5시간. 배 좌우현에 5명씩 늘어서서 낚시하되, 선수들은 1시간마다 옆으로 자리로 옮긴다. 팁런 에깅은 뱃머리나 선미에 있는 꾼들에게 비교적 잦은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 대회 방식이다. 즉, 낚싯배 좌우현의 5명의 선수 모두 한 번씩은 뱃머리와 선미에 설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오후 5시 정각. "삐익~!" 버저 소리와 함께 선수들의 채비가 날아간다. 그러나 입질은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이연민 선장은 포인트를 옮긴다. 연화도 동쪽 홈통으로 들어갔다가 여의치 않자 동남쪽 곶부리에서 배를 조류에 태워본다. 100만원의 캡틴(선장) 상금도 걸려있는 대회인지라 이 선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근 조황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첫 입질은 여기서 들어왔다. 오후 5시 반쯤 뱃머리에서 안현재 선수가 초록색 팁런 에기로 마수걸이한다. 뒤이어 선실 왼쪽에서 임동진 선수가 비슷한 씨알의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낚아낸다.

그러나 다시 잠잠해지는 갑판. 선수들은 조류에 태워 흘리는 자신들의 에기에 열심히 생명력을 불어넣어 보지만 쉽사리 입질을 받지 못한다.

"이동할게요."

이 선장이 뱃머리를 남쪽으로 돌린다. 10여 분 더 내려간 통큰호가 멈춘 곳은 욕지도 동쪽 초도 부근 해상. 여기서 1라운드가 끝나고 선수들은 한 칸씩 옆자리로 이동한다. 선미에 있던 선수는 뱃머리로, 뱃머리에 있던 선수는 바로 옆으로 차례로 옮기는 식으로 자리를 바꿔 바로 2라운드 경기를 진행한다.

이제 서쪽 수평선 너머로 서서히 해가 떨어지고 있다. 통큰호의 집어등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무늬오징어의 먹이 활동 시간(피딩 타임)이 다가오고 있다. 승부는 지금부터다.

6시20분. 선실 오른쪽에서 채비를 내리던 김성훈 선수의 낚싯대가 휜다. 드래그가 역회전하는 소리가 들린다. 제법 굵은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올라온다.

"히트~!"

이번에는 반대쪽이다. 보라색 케이무라 3.5호 에기를 놀리던 신언호 선수가 꽤 굵은 무늬오징어를 낚아낸다. 그리고 2라운드 종료 직전, 안태호 선수가 선미에서 비슷한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걸어 낸다. 서서히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2022 한조 팁런 마스터스 무늬 오징어 에깅 3차 예선…통영 삼덕항 50여명 각축전, 10마리 낚으며 결승행 티켓
최종 결승전에 진출한 3차 예선 1위 선수들. 왼쪽부터 김덕영, 신언호, 고석보, 박강호, 김상건 선수.

◆고석보 선수, 예선 3차전 종합 우승

오후 7시. 한 칸씩 자리를 옮긴 선수들이 3라운드 경기에 들어간다. 임동진 선수가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입질을 받으며 자신의 2마리째 무늬오징어를 낚아낸다. 그러자 3분 후 신언호 선수가 역시 자신의 2마리째 무늬오징어를 걸어 내며 선두 경쟁에 뛰어든다.

이제는 완전히 깜깜해진 밤바다. 통큰호의 집어등 불빛이 수면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히트~!"

그때까지 침묵하고 있던 김유철 선수가 왼쪽 선미에서 첫 손맛을 본다. 이제 2라운드 종료.

오후 8시부터 시작된 3라운드는 3선박 통큰호 선수들의 승부 하이라이트였다.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임동진 선수가 3마리째 무늬오징어를 낚아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가자 곧바로 신언호 선수가 입질을 받으며 '멍군'을 외친다. 곧이어 안태호 선수도 한 마리 추격하며 2위 그룹을 형성한다.

엎치락뒤치락 팽팽하던 1위 싸움의 승부의 추는 결국 마지막 5라운드에서 기울었다. 전반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인 4라운드가 끝난 후 신언호 선수의 뒷심이 무섭게 발휘됐다. 신언호 선수는 5라운드에서 연거푸 두 마리의 굵은 무늬오징어를 낚아내며, 4, 5라운드에서 입질을 받지 못한 임동진 선수를 2마리 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내가 참관한 3선박 통큰호의 1위는 5마리를 낚은 신언호 선수가 차지했다. 2위는 3마리를 기록한 임동진 선수에게 돌아갔으며, 2마리를 낚은 안태호 선수가 3위에 올랐다.

밤 10시. 대회를 끝낸 통큰호는 다시 40여 분을 달려 대회 본부가 있는 삼덕항으로 돌아왔고, 밤 11시쯤 나머지 4척의 배도 속속 입항했다. 50명의 선수도 다시 대회 본부석 앞에 모였다.

최종 집계 결과 1선박(미라클호) 1위는 김덕영 선수(7마리), 2선박(은하수호) 1위는 고석보 선수(10마리) 3선박(통큰호) 1위는 신언호 선수(5마리), 4선박(삼덕호) 1위는 박강호 선수(7마리), 5선박(유담호) 1위는 김상건(8마리) 선수였다. 이렇게 해서 3차 예선전 각 선박 1위 선수 5명은 10월 중순에 열리는 최종 결승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3차 예선전 종합 우승은 2선박 은하수호를 타고 10마리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고석보 선수였다. 고석보 선수는 쯔리켄 에기스타TR 세트와 함께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예선 3차전 종합 우승자를 배출한 은하수호의 캡틴 정철우 선장도 쯔리켄 에기스타TR 세트와 함께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대회를 주최한 한조크리에이티브는 예선전 각 선박 1~3위 선수들에게 쯔리켄 에기스타TR 세트와 함께 내년 2회 대회 예선전 자동출전권(시드)을 부여했고, 모든 참가 선수에게 한정판 메이호 테클박스도 하나씩 안겼다.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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