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한 날, 대구 도심도 '핼러윈 분위기'로 붐볐다

  • 노진실,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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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30 16:39  |  수정 2022-10-31 08:25  |  발행일 2022-10-30
이태원 사고 당일 대구 '동성로'도 인파로 북적
간밤 화재도 발생...시민 "사람 몰리는 곳, 사고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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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밤, 대구 동성로에도 핼러윈 데이를 맞아 많은 인파로 붐볐다. 이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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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대구 동성로의 한 건물 앞에서 소방관들이 간밤 발생한 화재 뒷정리를 하고 있다. 노진실 기자

150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은 충격적인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밤, 대구 도심도 '핼러윈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29일 밤 오후 9시쯤 대구 최대의 번화가인 동성로 일대는 핼러윈과 주말을 즐기기 위해 나온 붐비는 모습이었다. 3년 만의 '노마스크' 핼러윈 데이가 반가운 듯 독특한 핼러윈 복장으로 차려입고 나온 젊은이들도 많았다. 그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인사를 나누며 핼러윈 주말을 즐겼다.

가게마다 핼러윈을 상징하는 호박이나 박쥐, 유령 인형 등을 달아놓고 음악을 크게 틀며 손님들의 발길을 잡았다. 인기 있는 술집에는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한참 동안 줄을 서 있기도 했고, 클럽은 인사인해를 이뤘다.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오후 10시쯤에도 동성로 주요 골목은 인파가 여전했다.
핼러윈을 즐기러 왔다는 직장인 정모(여·27)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말 오랜만에 친구와 분장을 하고 핼러윈을 즐기러 왔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주말동안 핼러윈을 후회 없이 즐겨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밤 동성로에서는 핼러윈의 들뜬 분위기 속에 아찔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동성로의 한 6층짜리 건물 1층 상가에서 불이 나 2시간 여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5명이 단순 연기 흡입을 한 것 외에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30일 오전 찾아간 동성로에는 지난 밤 핼러윈 인파가 남기고 간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역력했다.
동성로 골목 곳곳마다 담배꽁초와 음료 컵 등의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유흥업소의 다양한 전단지가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었다. 지난 밤 화재로 시커멓게 타버린 건물에서는 소방관들이 정리작업에 한창이었고, 근처도 역시 간밤의 쓰레기 등으로 복잡한 모습이었다.

가게 앞을 청소하고 있던 동성로 한 식당 점원은 "평소에도 일요일 아침에는 쓰레기가 좀 있는 편인데, 오늘은 특히 쓰레기가 더 많다. 아무래도 어제 핼러윈 관련 인파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쓰레기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동성로에 나온 시민들은 지인들과 지난 밤 발생한 이태원 사고 관련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간밤 불이 난 건물 앞을 지나던 한 30대 시민은 "어제 동성로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많이 놀랐다. 심각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어제 이태원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고를 계기로 동성로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항상 안전 관련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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