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신인 작가 등용문을 열다…IP 히트 콘텐츠 제조기 오펜

  • 윤용섭
  • |
  • 입력 2022-11-03 07:10  |  수정 2022-11-03 07:17  |  발행일 2022-11-03 제14면
슈룹·형사록·갯마을 차차차 등 탄생
CJ ENM 신예 발굴·육성 프로젝트
매년 창작자 50명 선발해 교육·지원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서도 성과

2022110201000077000002271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오펜 작가들이 집필한 IP가 히트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오펜은 드라마·영화 창작 생태계 활성화와 신인 작가의 데뷔를 지원하는 CJ ENM의 신인 창작자 발굴·육성 프로젝트다. 첫 방송 2회 만에 수도권 최고 시청률 11.8%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tvN '슈룹'과 지난달 26일 공개된 디즈니+ '형사록'을 포함, '갯마을 차차차' '블랙독' 등이 모두 오펜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다.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가속화된 플랫폼 전쟁에서 시장의 성패는 콘텐츠에 달려 있고, 전세계 크리에이터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오펜이 있다.

◆크리에이터와 IP 확보 전쟁

콘텐츠의 기초는 좋은 이야기를 발굴하는 일이다. 국내에도 좋은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시나리오 공모전들이 꽤 있다. 다만 시나리오와 소재 찾기에만 주력해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다소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오펜은 바로 이러한 필요에 의해 출발했다. CJ ENM은 2017년부터 tvN '드라마 스테이지'를 통해 신인 창작자 발굴·육성을 위한 오펜(O'PEN) 공모전을 진행하며 신인 작가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매년 걸출한 신인 작가들을 배출해 반향을 일으켰고, 참신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와 감각적인 작품의 영상화를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기획·개발해 tvN '드라마 스테이지'로 방영했다.

오펜은 매년 약 50명의 창작자를 선발하고 창작에 필요한 여러 프로그램·교육과정·시스템 등을 지원한다. 여타 공모전과는 달리 보다 많은 예비 창작자들을 선발하고 지원해 K-콘텐츠 저변을 확대하고자 함이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의 저작권은 작가 본인에게 귀속돼 신진 창작자들이 프로페셔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오펜 스토리텔러 6기로 선발된 최송은 작가는 "창작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과정 때문에 많은 예비 창작자들이 오펜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며 "개인자격으로 견학하기 힘든 교도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현장 방문과 시리즈물 집필 교육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슈룹'은 오펜 교육기간 중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슈룹'을 단독 집필한 오펜 3기 박바라 작가는 2019년 오펜 교육에서 진행했던 창덕궁 견학 및 역사학자 초빙 교육의 도움을 받아 '슈룹'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 작가는 견학을 다녀온 뒤 "사극을 준비하며 관련 정보를 책이나 인터넷으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직접 궁에 와서 전문가 강의를 들으니 혼자 준비할 때와 보이는 것 자체가 다르다"며 소감을 전했다.

생생한 현장 취재와 전문가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된 대본은 '슈룹' 출연진의 신뢰로 이어졌다. 극 중 화령 역을 맡은 김혜수는 "'슈룹'은 일단 대본이 너무나 재밌었고,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톤 앤 매너가 신선했다"며 "처음 대본을 볼 때부터 몰입감이 대단했다. 안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작품이었고, 시청자분들도 안 볼 이유가 전혀 없는 작품이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오펜 2기 임창세 작가가 집필한 '형사록' 또한 오펜 교육기간 중 탄생했다.

지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던 '갯마을 차차차'는 오펜 1기 신하은 작가의 단독 집필작이고, 지난달 종영한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집필에 참여한 이봄 작가는 오펜 4기 출신이다. 병의 원인을 뿌리 뽑고자 발 벗고 나서는 의사의 캐릭터를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2023년 1월 시즌2로 시청자를 다시 찾는다.

◆국제 시상식에서도 작품성 인정

오펜 공모전을 통해 영상화된 작품들은 시상식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개최된 2022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APAN)에서 '덕구 이즈 백'이 단편 드라마상을 수상했다. 8회를 맞이한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는 대한민국의 모든 드라마 콘텐츠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OTT 수상 부문도 신설됐다. 특히 오펜은 단편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오른 총 5작품 가운데 '덕구 이즈 백'을 포함, '오피스에서 뭐하Share?' 'XX+XY' 등 3개 작품을 후보에 올리는 독보적인 성과를 얻었다.

앞서 여러 국제 시상식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대리인간'은 '스톡홀름 필름&TV페스티벌' Best Feature Film 부문과 Best Actress 부문에서 수상을, '파리 필름 페스티벌' Best Drama 부문과 Best VFX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9년 '파고'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물비늘'은 휴스턴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남궁종 CJ ENM 오펜사업국장은 "오펜은 K-콘텐츠 열풍 지속을 위해 창작자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창작 지원금을 증액한 데 이어 최근에는 창작자들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오펜 졸업 기수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집필실을 40% 증설했다"며 "내년에 오펜의 새로운 가족이 될 신인 창작자들을 맞이할 준비도 마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윤용섭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