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 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대구 희생자 눈물의 발인

  • 서민지,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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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2 18:57  |  수정 2022-11-03 08:21  |  발행일 2022-11-03
내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 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대구 희생자 눈물의 발인
서울 이태원 참사로 숨진 대구 연고 B씨에 대한 발인식이 2일 대구 동구 한 장례식장에서 열려 유족과 지인이 B씨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하고 있다.  서민지기자

서울 이태원 참사로 숨진 대구 연고 희생자 2명에 대한 발인식이 2일 가족과 친구의 눈물 속에 치러졌다.

이날 오전 대구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A(24)씨 발인식은 울음바다가 됐다. 오열하던 유가족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옮겼다.

A씨는 화장장에서 가족·지인의 배웅 속에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장례지도사는 "많은 장례의식에 참여했지만 젊은 분이 이렇게 돌아가시면 마음이 정말 좋지 않다"며 "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또 다른 장례식장에선 B(23)씨 발인식이 치러졌다.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B씨 어머니의 말 한 마디에 발인식 참석자들도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친구들은 연신 B씨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훔치다가도 서로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마지막 배웅을 앞두고 유족은 영정사진 속 고인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쓰다듬기도 했다. 유족은 "사랑해, 좋은 곳으로 잘 가" "열심히 살고 갈게. 다시 만나자" 등의 말을 전했다.

이날 화장장을 찾은 70대 어르신은 "저렇게 부모가 목 놓아 우는 걸 보니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친구인가 보다.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일을 당해서 나도 정말 마음이 아프다. 이런 일은 벌어져선 안 된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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