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앞둔10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고에 마련된 수능 응원 나무에 1·2학년 학생들이 3학년 선배들의 '수능대박'을 바라며 응원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이태원 참사'등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사고로 수능시험을 1주일 앞둔 수험생들 사이에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포착됐다.
지난달 29일 충북 괴산군에서 4.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나흘간 여진이 이어졌는가 하면, 같은 날 이태원 참사로 156명이 사망자가 발생해 1020세대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여러 사건·사고로 수험생들이 불안감을 호소했던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혼란한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고 당시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영상을 봐서 며칠간 계속 이태원 생각이 났지만 조금씩 잊혀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이태원을 방문하자고 제안했는데, 괜히 현장의 모습을 보고 다시 마음을 괴로워질 것 같아서 거절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수능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수험생 이모(여·18·대구 달서구)양은 "친구들과 지진, 이태원 참사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수능이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과거 포항·경주 지진으로 수능이 한 번 미뤄진 적이 있어 혹시 올해도 미뤄지는 건 아닌가 걱정하곤 했다"고 전했다.
수험행 학부모들도 조심스런 모습이다. 이모(여·52·대구 달서구)씨는 "최근 여러 사회적 이슈를 접한 딸이 '아직 수능도 안 쳤는데 나라에 좋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혹시 수능을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나'하며 걱정했다"며 "다행히 지금은 많이 회복하고 수능에 매진하고 있지만, 수능까지 아이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수능 응시는 여전히 수험생들에게 뜨거운 감자다. 대구시교육청이 오는 14~16일간 모든 고교 전 학년에 원격수업을 공지하고 수능 당일 오전 교문 앞 응원 행사를 금지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수험생들은 혹여 코로나 확진 탓에 최상의 상태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학부모 김모(49·대구 동구)씨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확산을 지켜본 학생들은 여전히 코로나 상황 속 수능 여부에 관심이 많다. 최근 아들도 가족들에게 코로나 확진 우려를 이야기하며 가족들에게 당분간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2023학년도 수능 실시 계획'을 발표하며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시험을 치러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별도 시험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이현덕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