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데시벨...도심 곳곳 테러 위협에 시민 생존 위한 긴박한 사투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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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8 08:48  |  수정 2022-11-18 08:58  |  발행일 2022-11-18 제39면

데시벨

전직 해군 부함장 강도영(김래원)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 속 남자는 뉴스 속보로 전해지는 단독 주택 폭발사고를 자신이 설계했고, '다음 타깃은 축구 경기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폭발사고 피해자가 강도영과 함께 근무했던 부하 장교라는 사실과 그의 거주지까지 소상히 알고 있는 이 남자. 장난 전화라 여겼던 강도영은 이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중으로 가득 찬 축구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때 다시 걸려오는 전화. 폭탄이 설치된 장소를 암시하는 사진과 함께 주변 소음이 커지는 순간 시한폭탄의 남은 시간은 절반으로 줄게 된다고 경고한다. 이후에도 워터파크, 놀이터 등 도심 곳곳을 타깃으로 한 테러 위협이 이어지고, 강도영은 이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테러는 공포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예기치 못한 죽음과 고통을 야기하기에 테러에 대한 공포는 일상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이며 생명에 대한 치명적인 모욕이다. 영화 '데시벨'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알 수 없는 테러를 막아야 하는 강도영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폭탄 설계자의 지시에 따라 도심 곳곳을 뛰고 또 뛰어다니지만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거나 소통할 수 없는 상황이 흥미롭다. 동시에 강도영을 궁지로 몰아넣은 폭탄 설계자의 정체, 그와 강도영과의 관계,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자행한 테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스릴러적 긴장감을 형성하며 차곡차곡 서사를 쌓아간다.

'데시벨'의 긴장감은 도덕적 딜레마에서 출발한다. 1년 전 림팩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해군 잠수정 한라함은 정체불명의 어뢰 공격을 받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폭발의 여파로 4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한 잠수정은 바다 밑에 가라앉았다. 문제는 그들이 구조될 때까지 목숨을 유지할 만한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 모두의 희생을 막기 위해 부함장인 강도영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액션을 표방한 영화답게 볼거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 제작진은 최대한 CG 도움 없이 실제 폭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김래원은 카체이싱은 물론 고층에서 뛰어내리는 장면과 격투 신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다만 초반에 쌓아 놓은 서사적 미덕과 소재의 신선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쉽다. 짜임새의 밀도가 부족하니 이야기는 헐겁고, 이후 전개되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강도영의 대립구도마저 긴장감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싹한 연애' '몬스터' 등을 연출한 황인호 감독의 신작이다. (장르:액션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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