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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가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두고 대치하면서 결국 국회 본회의 개의가 무산됐다. "안건 없는 본회의를 개의해선 안 된다"는 여당과 "합의된 의사 일정을 지켜야 한다"는 야당이 한 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섰다. 김진표 의장은 여야 간 추가 협상을 주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본회의 개의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본회의 보고는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해 본회의 개의 여부를 논의한 데 이어 오후에 각각 김 의장과 따로 만나 각 당 입장을 전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가 '오늘 본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저희는 '오늘 처리할 안건이 없을 뿐 아니라 안건에 대한 합의도 되지 않았다'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상정할 안건이 없고, 의사 일정 합의가 되지 않아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 만약 열면 가장 중요한 현안인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을 지킬 수도 없고, 날아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김 의장을 향해 단독 본회의 개의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방문 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은 법사위에서 본회의에 올릴 수 있는 법안 59개가 있음에도 심사와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를 잡지 않고 있다"며 "말로만 민생법안을 강조하며 실제로는 법안처리를 기피하는 이중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일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데 내일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안 열 것이냐"며 "합의되고 예정된 일정임에도 국민의힘이 반대한다고 본회의를 열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여야 간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한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무산을 결정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쁜 선례이다.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한 일정을 일방 파기한 건 월권이자 권한남용"이라며 "국민의힘이 민생 예산 처리를 거부한 채 본회의에 불참해도, 이태원 참사 진실을 볼모로 일정을 파기한다고 해서 국회의장까지 부화뇌동해서야 되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이럴 거면 여야 합의가 우선인 국회법이 왜 존재하나. 임의대로 국회를 운영할 거면 굳이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왜 하나"며 "오늘(1일) 본회의를 일방 무산시킨 국회의장은 내일(2일) 오후엔 반드시 열어주길 바란다. 늦어도 내주 월요일까진 해임건의안 등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추가 소집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주 본회의 개의만큼은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12월 9일)까지 이 장관 해임건의안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최대한 끌고 가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오늘 본회의는 개회되지 않는다"며 "앞서 공지했던 오늘 비상대기는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내일(2일)은 긴급 의원총회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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