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캠핑문화 현주소(1) 산멍·별멍·불멍 즐기는 '감성 캠핑족'

  • 이춘호,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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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9 08:17  |  수정 2022-12-09 08:40  |  발행일 2022-12-09 제33면
가성비 좋은 해외여행 인해 한때 조정기
무거운 장비 없는 글램핑, 대안문화 등장
신개념 바비큐 문화 이끌며 핫플로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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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캠핑문화가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는 글램핑 붐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젠 시설보다 풍광, 그리고 캠핑푸드가 더 관심 대상이다. 상공에서 내려다본 대구 달성군 가창면 주리 485, 해발 400m 고지 산언저리 8천여 평(2만6천400㎡) 중 5분의 1을 차지한 '라운드힐 905(Roundhill 905) 글램핑촌 전경.

지난 2일부터 MBN에서 신개념 오락프로그램 '캠핑 인 러브'가 방영됐다. 캠핑카를 타고 인생 2막을 함께 즐길 여행 메이트를 찾아가는 신개념 리얼 로드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7일 방탄소년단 정국이 첫 '차박 캠핑'을 하며 숯불바비큐 & 불멍 동영상을 올려 캠핑 신드롬을 부채질했다. 대한민국 대표 종합 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해 봄 내놓은 '반나절 캠캉스'는 숙박 없이 약 8시간 동안 캠핑 시설을 대여하는 신개념 숙소 상품이다. 쿡방·먹방의 흐름이 몇 년 전부터 캠핑(글램핑) 모드와 컬래버되고 있다. 덩달아 반려견을 위한 애견글램핑장도 속속 오픈되고 있다. 달성군 가창댐 근처 '슈가파인'도 그런 공간이다.

한국의 캠핑문화는 색다른 감각으로 붐업되고 있다. 예전 피크닉·하이킹·등산·낚시 범주를 넘어섰다. 그때는 그냥 놀러 가는 것, 거의 '야영' 수준이었다. 제대로 된 바비큐문화도 부재했다. 그냥 식육점에서 삼겹살을 사 들고 가서 모닥불 돌판에 고기를 구워 먹는 수준이었다.

한국형 아웃도어 문화에 신개념 캠핑이 끼어들게 된 건 주5일 근무제가 큰 자극제가 된다. 국공립공원과 자연휴양림에 캠핑장이 들어서고, 사설 오토캠핑장들이 문을 열면서 인프라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2012년 국내 최대 캠핑·아웃도어·레포츠 박람회인 '국제아웃도어캠핑&레포츠페스티벌'(이하 '고카프 킨텍스 더 파이널 시즌 PART 1')이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일명 캠핑·아웃도어 박람회다. 2014년 전국에 1천200여 개의 캠핑장이 난립하게 된다.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뉴버전 캠핑존이 등장한다. 그런 흐름 속에서 캠퍼들은 캠핑푸드에 주목한다. 볼거리보다 먹거리가 한 수 위다.

재차 맛있는 고기를 굽는 유튜버까지 가세한다. 강원도 홍천의 농업인인 오진균이 그런 사내다. 130만 구독자를 가진 '산적TV 밥굽남' 유튜버로 '고기 잘 굽는 남자 신드롬'을 일으킨다. 그는 이후 샤부샤부 브랜드 '강호연파' 리더로 여의도 더현대 서울점에 입점할 정도다.

집과 캠핑존 사이, 리조트, 펜션, 게스트하우스, 풀빌라 등도 영역을 다각화해간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캠핑 관련 카페가 생겨나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캠핑 수요가 증폭한다. 하지만 캠핑 문화도 한때 조정기를 맞는다. 가성비 좋은 해외여행이 일조한 것이다. 많은 수의 캠퍼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등 여행으로 옮겨 갔다. 점차 캠핑 모드도 다각화된다. 캠핑장에 머물면서 음식과 모닥불을 즐기는 오토캠핑이 존재했는가 하면 배낭에 텐트와 식량을 넣고 오지를 찾아가는 백패킹, 이뿐만 아니라 바이크캠핑, 모토캠핑, 카약캠핑 등도 세를 형성한다. 하지만 우리의 여건은 자녀 교육이 항상 복병이었다. 아이들을 학원에 빼앗기고 그 돌봄을 위해 아내마저 캠핑장에서 사라진 후 커다란 텐트와 장비는 의미가 없어졌다. 충동 구매했던 고가의 캠핑카도 한 번 사용한 뒤 무용지물로 방치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런 흐름 속에 고생 없이 1박2일 정도 캠핑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글램핑이 최근 대안 캠핑문화로 등장한다.

기자는 지난주 가창 최정산 자락에 오픈한 '라운드힐 905 글램핑촌'과 신개념 바비큐문화 리더로 나선 경남 거창 '민들레울' 김양식 대표를 만나 우리의 캠핑 현주소를 확인해 봤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주리 485, 해발 400m 고지 산언저리 8천여 평(2만6천400㎡) 중 5분의 1을 차지한 '라운드힐 905(Roundhill 905) 글램핑촌'. 지난 10월 오픈했는데 '대구 도심에서 가깝고 그러면서도 여느 캠핑장과는 차별되는, 낮에는 산멍, 밤에는 별멍·불멍 때리기 딱인 핫플'로 자릴 잡는 중이다. 

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드론사진=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캠핑문화 현주소(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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