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尹의 두 전쟁: '가짜뉴스' '불법파업'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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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2 06:43  |  수정 2022-12-12 06:46  |  발행일 2022-12-12 제26면
야당과 언론 협업에
판치는 가짜 뉴스들
불법 파업과 더불어
최우선 청산할 과제
지지율 회복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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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정치칼럼 서울본부장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초반 6개월 동안 좀 물렁물렁한 편이었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했기 때문인지 검찰총장 시절은 물론이고, 대선후보 때의 기개를 보이지 못했다. 정략과 술수에 뛰어난 다수 야당 민주당은 그런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고 여의도 방식으로 난타했다. 선거 때 '대선후보 윤석열' 흠집 내기에 재미를 봤던 '무속 의존설' '김건희 리스크' 프레임을 '대통령 윤석열' 때리기에 재활용했다. 청와대 이전 등에 '무속'을 걸어 본질을 왜곡하고 지지층을 선동했다. 이재명 대표가 사법 처리 위기에 몰리자 '김건희 특검'을 외치며 물을 탔다. 역대 정권에서 늘 있었던 일을 마치 대단한 인사 농단이라도 일으킨 듯 '대통령실 사적 채용' 틀을 짰다. 과거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 대통령 말의 꼬투리를 잡아 국가 지도자의 자질론과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심지어 이제 막 국정운영을 시작한 대통령을 상대로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탄핵"을 입에 올렸다.

민주당의 무차별 공세는 '대선 불복'에 가까웠지만, 윤 대통령은 상황에 맞는 대응을 못 했다. 처음 접하는 정치생태계의 이해도가 낮았고, 정치권의 대선 공신들로부터 추천받아 꾸린 대통령실 참모진의 보좌도 제대로 못 받았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이준석)가 내부총질만 하더니 가까스로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후에도 내부 헤게모니 싸움에 정신이 팔렸다. 한마디로 극심한 내우외환 상태였는데, 이런 환경이 야권엔 생존의 발판이었다. 자기 진영의 과거 권력자(문재인)와 잠재적 미래 권력자(이재명)를 검찰의 손에서 구해야 하는 절박감에서 온갖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퍼뜨렸다.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한 좌 편향 언론이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유사 언론과의 '협업'도 불사했다. 대선 패배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극단적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자양분으로 가짜뉴스가 진짜처럼 판을 치니 대통령 지지율이 안 떨어지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딱 6개월인 거 같다.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학습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던 윤 대통령이 시행착오 기간을 마치고 통치에서도 스트롱 맨 기질을 되찾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짜뉴스와의 전쟁'이다.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진에 가짜뉴스의 폐단을 지적한 뒤 대통령실이 행동에 나섰다. 가짜뉴스 1호 고발은 김건희 여사 '조명' 사용 사진 촬영설을 퍼뜨린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2호와 3호는 대통령 관저 이전에 무속 개입설을 주장한 김어준씨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 등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 유포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일도 윤 대통령의 가짜뉴스 척결 의지와 맞물려 있다. 윤 대통령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여당의 기강도 잡는다. '한동훈 당 대표 차출설'에 "정치할 준비가 안 된 사람을 자꾸 거론하면 장관 일을 제대로 못 한다"라며 단숨에 교통정리를 했다. 여기다 지난주엔 '불법 파업'과의 전쟁을 사실상 선포한 뒤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를 종식시키는 뚝심을 선보였다. 물렁물렁한 이미지를 걷어내자 지지율이 확 오르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브랜드는 '확고한 원칙주의'"라고 했다. 융통성이 전혀 없는 원칙은 곤란하지만, 가짜뉴스나 불법 파업과의 전쟁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송국건 정치칼럼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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