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대장동은 이재명이 설계했다고 유동규에게 들었다"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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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0 14:59  |  수정 2023-01-20 15:18  |  발행일 2023-01-20
정민용 대장동은 이재명이 설계했다고 유동규에게 들었다
정민용씨. 연합뉴스.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기획본부장이 아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는 증언이 나왔다.

정민용 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에서 공사가 확정 이익을 받아오는 부분은 이재명 시장이 설계하고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공사 전략투자팀장을 지내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사업자에 대장동 사업 이익을 몰아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두 차례 공판에서 검찰의 주신문에 답했던 정 씨는 이날 증인으로 참석해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답변했다.


정 씨는 "유 전 본부장은 지시하신 것이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 대표에게) 지시받아서 하는 거라고 했다"며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님이 천재같지 않냐'는 식으로도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부분이 이 시장의 지시라고 들었고 모든 부분을 설계하고 계획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에게서 임대주택 부지를 받아오라고 지시받을 때도 (이 대표와) 얘기가 된 걸 지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씨는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사업 방식이 부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사업 리스크(위험)를 공공이 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로 인해 확정 이익 방식으로 정한 것"이라며 "제가 판단하기로 사업 이익을 50대 50으로 나누는 것이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가는 것보다 불리하다는 것은 정책적 결정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확정 이익은 공사가 대장동 사업 개발로 얻는 이익을 사업 시행 전부터 '1천822억 원'으로 못 박았다는 의미다. 대장동 사업 시행사는 공사와 화천대유 등 민간이 구성한 특수 목적 법인(SPC) '성남의뜰'이다.

성남의뜰 지분은 성남도개공이 50%+1주를 가졌고, 화천대유는 7%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사는 '확정 이익' 1천822억 원만 가져갔고, 4천40억 원은 화천대유가 가져갔다.

검찰은 유동규·김만배·남욱·정영학·정민용씨가 공모해 성남도개공에는 손해를 입혔고, 대신 김만배 씨 등 민간 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줬다고 보고 배임 혐의로 이들을 기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공판에 출석하며 "그분(정민용)이 뭘 알겠나"라며 "정민용 씨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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