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동장군에 대구경북 체감온도 영하 20℃ 전후…출근길 시민들 '중무장'

  • 이남영,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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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5 10:54  |  수정 2023-01-26 07:13  |  발행일 2023-01-25
청송.상주.경주.영덕 기상청 관측이래 1월 역대 최저 기온
약령시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5일 오전 8시쯤 대구 중구 약령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대구시민들이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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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5일 오전 8시30분쯤 대구 북구청 앞 횡단보도에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동현 기자 shineast@yeongnam.com

설 연휴 마지막 날 찾아온 최강 한파가 25일 절정에 달하면서, 연휴 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 모두 두꺼운 외투와 방한용품으로 중무장 한 모습이었다.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에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출근에 앞서 차량 점검이나 미리 시동을 켜 놓는 모습도 적지 않게 목격됐다. 특히 실외에 주차를 해 놓은 시민들은 밤새 강추위로 차량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 속에 시동을 걸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일부 차량은 배터리 방전 등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아 자동차보험 출동 서비스를 받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쯤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는 나흘간의 설 연휴를 뒤로하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롱패딩이나 털외투를 입고 종종걸음으로 회사 등으로 향했다.
반월당역에서 만난 직장인 장모(33·대구 달서구)씨는 "이번 겨울은 날씨가 잠깐 추웠다 곧 따뜻해졌는데, 이번엔 갑작스레 강한 한파가 찾아와서 더 춥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따뜻한 옷으로 꽁꽁 싸매고 핫팩 등 보온용품을 들고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털 장갑·모자, 귀마개도 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인 듯 보였다. 중구 약령시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추워도 너무 춥다'는 표정으로 얼굴과 귀가 빨개진 채 서서 발만 동동 굴렸다. 정류장을 가림막 삼아 서 있어도 살을 에는 칼바람은 피하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찬 공기가 가득한 실외 공간에 있다가 지하철 역사, 버스 안 등 실내 공간에 들어선 시민들은 그제서야 방한용품을 벗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북구의 한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50대 고진영씨는 "오늘 아침에 아파트 사이를 지날 때 빌딩풍 때문에 귀가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당분간 추운 날씨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대부분 -20~-10℃의 분포를 보이며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곳이 많다. 특히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5~10℃ 정도 더 낮았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북 청송 -19.5℃, 의성 -19.2℃, 안동 -18.1℃, 영주 -17.7℃, 문경 -17.3℃, 상주 -16.8℃, 영천 -15℃, 영덕 -14.3℃, 구미 -14.1℃, 울진 -13.9℃, 경주 -13.9℃, 포항 -13.9℃, 울릉 -8.3℃를 기록하며 올겨울 아침 중 가장 추웠다.
대구도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14.2℃를 나타내며 역시 올겨울 가장 추운 아침 날씨를 기록했다.
특히 상주와 경주, 영덕, 청송은 2002년 기상청 공식 관측 이후 1월 역대 최저 기온을 경신했다.

대구기상청은 "한파는 26일 오후부터 조금씩 풀리다 토요일인 28일 한 차례 더 한파가 있은 뒤 일요일인 29일 오후부터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며 "하지만 26일 밤과 27일 새벽 대구경북 일부 지역에 눈도 예보돼 있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건강관리 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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