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전대 본선 개막 관전 포인트는…친윤 vs 이준석계 구도 속 TK표심도 관심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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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0 18:11  |  수정 2023-02-12 16:14  |  발행일 2023-02-10
與전대 본선 개막 관전 포인트는…친윤 vs 이준석계 구도 속 TK표심도 관심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김기현(오른쪽부터),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공정경쟁 및 선거결과 승복 서약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與전대 본선 개막 관전 포인트는…친윤 vs 이준석계 구도 속 TK표심도 관심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김병민(왼쪽부터), 민영삼,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유흥수 선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허은아, 김태호, 김재원, 조수진 최고위원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가 확정되면서 '전대 레이스' 본선의 막이 올랐다. 당 대표 후보에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이상 가나다순) 후보가, 2명을 뽑는 최고위원에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청년최고위원 본경선에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1석을 놓고 경쟁한다.

전대 본선에서는 친윤(親윤석열)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당 대표 후보들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으로 대통령실까지 나서는 등 수차례 내홍을 치뤘던 만큼 본선 TV토론 등에서 이같은 논란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준석계 후보들의 돌풍도 예상되면서 친윤계와 갈등 구도도 또다시 그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책임 일반 여론조사가 없이 당원 100% 투표로 이뤄지고 과반이 없을 경우 결선투표도 시행하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느때 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친윤계 조직 중도·청년표에 밀렸나
정치권은 본선 진출자 가운데 당 대표 후보의 경우 예상됐던 결과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2위 자리를 다퉜던 친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서 천하람 변호사 및 황교안 전 대표가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해 과반투표 여부를 무너뜨리느냐가 관전포인트가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의원은 "(당대표 선거 1차 투표에서) 당연히 1등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지금까지 그 확신에 한 번도 흔들림이 없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선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관계를 형성한 게 확실하다"며 "형식적이 아니라 공동보조를 맞추면서 김기현 당선을 협력할 것"이라며 친윤계로 결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누가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외연 확장이 가능한 후보임을 강조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용산과 여의도에 갇혀서 윤심 타령할 때가 아니고 정말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기필코 양강을 뛰어넘어 국민의힘을 환골탈태시키는 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역전의 황교안이 반드시 역전을 이뤄가겠다"며 "정통 보수정당의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위원에서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낙마한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을 비롯해 박성중·이용 등 친윤계 현역 의원 3명이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원외 당협위원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조직력'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던 친윤계로서는 당혹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반면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허은아, 김용태 후보는 모두 본경선에 진출했다. 여기에 당 대표에 천하람 후보와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까지 생존하면서 이준석계는 4인방이 전원 생존했다.

일반적인 평가는 '표 분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의 13명까지 후보군이 난립했고 친윤계는 3명으로 표가 분산이라는 역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친이준석계는 2명이 압축적으로 표를 결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도성향·청년층 당원 표심에서 강한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는 결국 친윤계가 강점으로 내세운 '조직 투표'가 예상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진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윤심'을 둘러싸고 갈등과 당내 잡음을 불러온 친윤계에 대한 반감에 따른 반사 효과를 누렸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과 같이 친윤계 및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 후보들이 높은 지지세를 얻으며 당내 중도·비윤층이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다만 본선까지 이런 판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6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던 만큼 전체 당원으로 진행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알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본선에서는 친윤계가 조직이라는 강점을 십분활용할 수 있고 전략 수정 등으로 '결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친윤계 내부적으로 주자들 간 '교통정리'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고위원 본경선이 당 대표와 조를 맞춰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아오고 있다. 최고위원은 여성 1명을 포함해 총 4명을 선출하는데 1인 2표제로 진행되며 4명 중 여성이 없으면, 여성 중 최다 득표자가 4위로 올라 최고위원이 된다.

이에 이준석 지지층에서 여성인 허은아 후보와 김용태 후보를 각각 1명씩 선택할 경우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펼 것으로 에상된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김병민·김재원·조수진·태영호 등 후보 4명을 두고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였던 정미경 후보는 지난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파동'에 따른 최고위 집단사퇴 사태 때 친윤계와 함께 행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패널로 잘 알려진 민영삼 후보가 친윤계와 지지층이 겹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청년 최고위원 본경선 역시 친윤계에서는 김가람 장예찬 후보 2명이 진출했지만, 친이준석계의 경우 이기인 후보 1명이 맞서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친이준석계 후보(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들은 자신들을 '개혁후보 4인'으로 규정짓고 함께 움직일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이번 전대가 극단적인 형태의 당협 줄 세우기와 지방의원들을 강제적으로 떠밀어서 문자를 발송하게 하는 등 구태로 치러지고 있다"면서 "낮에 당원들을 동원해서 당원들과의 쌍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세 과시와 세몰이로 변질할 우려가 있는 당협 행사들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동 행동을 예고했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이렇다할 공동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84만명 당원투표 예측 불가…지역 표심은?
정치권은 이번 전대가 보수정당 역사상 가장 많은 당원(약 84만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게 된 만큼,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가 아닌 책임당원 100% 투표이기에 과거 '체육관 전대'와 같이 조직력을 앞세운 줄세우기식 투표가 힘들다는 평가다. 투표 역시 모바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협보다는 당원 개개인의 의사가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전대에서 과반이 없을 경우 시행되는 결선 투표도 어떤 양상으로 흐를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2021년 6·11 전당대회보다 10∼30대 당원과 수도권 당원 비율이 늘어난 점도 변수다. 이에 보수텃밭인 영남권 선거인단의 비중이 비슷해졌다는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84만 명 규모의 선거인단 명부를 확정했는데,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선거인단이 전체의 37.79%였으며, 대구·경북(TK)이 21.03%로 뒤를 이었다. 2021년 전대에선 수도권 32.3%, TK는 28%였던 것에 비해 격차(4.3%포인트16.73%)가 4배 가까이 크게 늘었난 것.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을 제외하면 당내 대주주인 만큼, 지역 민심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랑 평가다. 당 대표의 경우 천하람 후보가 대구 출신이기는 하나 광주에서 정치생활을 하고 있어 과거 전대와 같이 지역을 대표하는 후보는 없다. 최고위원도 이만희 의원의 낙마로 TK에선 김재원 전 의원의 최고위원 '재도전'이 유일하다. 즉 총 4표(당대표 1표·최고위원 2표·청년최고 1표)를 투표해야하는 이번 전대에서 지역 출신의 김 전 의원 외엔 지역 대표성을 띄는 후보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역 정가에선 여전히 전국에서 대구경북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은 만큼 '친윤' 성향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 지배적이다. 특히 TK지역의 경우 전통적인 2030 세대에 비해 50대 이상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윤 대통령 지지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본선에서도 대통령을 지원할 수 있는 후보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전대를 둘러싸고 친윤 경쟁으로 인한 내홍이 극에 달했고 지역에서도 일부 국정지지도 하락세도 보이는 만큼 중도의 바람이 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날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한 2월 둘째 주(7~9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 대구경북은 긍정과 부정이 각 45%로 동률이었다. 같은 조사의 직전주 결과에서 긍정 54%·부정 3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이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3일 제주를 시작으로 △14일 부산·울산·경남(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16일 광주·전북·전남(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대전대 맥센터) △23일 강원(홍천체육관) △28일 대구·경북(대구 엑스코) △3월 2일 서울·인천·경기(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총 7차례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당대표 후보는 오는 15일 TV조선, 20일 MBN, 22일 KBS, 3월3일 채널A에서 4차례 TV 토론회를 갖는다. 오는 27일에는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다.

이후 3월4~5일 모바일 투표, 3월6~7일 ARS 투표가 진행되며 결과는 3월8일 발표된다. 당 대표의 경우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결선투표는 3월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바일 투표, 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ARS 투표가 진행되며 결과는 12일 발표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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