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너머로] "대구에 여름이 왔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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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6  |  수정 2023-06-16 08:20  |  발행일 2023-06-16 제37면

[사진 너머로] 대구에 여름이 왔다

2022년 6월17일, 지금으로부터 딱 일 년 전 대구 도심의 모습이다. 신록이 한창일 때 찍은 사진은 언제봐도 싱그럽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저마다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일 년 전 금요일, 대구에 무더위가 찾아왔다. 한낮이 되자 공원에서는 더위를 식히려는 듯 분수를 가동했고, 시민들은 그늘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그날의 거리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해가 쨍쨍하고 기온이 너무 높아 건물 밖을 나서자 아찔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대구 사람들은 '폭염'이 시작됐음을 직감했다. 동성로를 찾은 시민들도 양산과 부채로 폭염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해외 여행지에서의 더위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자수와 파라솔, 물놀이…. 하지만 내가 일상을 보내는 곳, 그것도 대도시가 그토록 더운 것이 마냥 낭만적일 수만 있을까. 폭염에도 일은 해야 한다. 무더위는 일상의 치열함만 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구에 여름이 찾아왔다. '올해 폭염은 또 얼마나 독할 것인가'. 이맘때 대프리카 시민들의 흔한 대화 주제다.

대구지방기상청의 '대구·경북 여름철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해 6~8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나타났다. 강수량은 6·8월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50%, 7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로 전망됐다. 예단은 힘들지만, 올여름에도 역시 만만치 않게 더울 것으로 보인다.

폭염과 한파는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파고들기 마련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 실외에서 일을 하는 사람,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너무 덥고 추운 날씨는 가혹한 것이다. 이는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서글픔이다. 지자체 등에서는 폭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아픈 사람들에겐 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모두가 무사히 대구의 여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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