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지겸〈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고 어울림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런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운영해 나간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는다. 요즘 뉴스는 살인, 묻지 마 폭행, 사기 등 각종 부정적인 내용으로 도배되고, 착하게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상대가 과도한 친절을 베풀면 의심부터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친구, 동료 등 인연이 되어 형성되는 관계에서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때문에 정말 친했던 사이가 하루 아침에 원수가 되기도 한다. SNS나 고민포럼 등을 보면 수많은 상담, 고민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먼저 경험했던 사람들, 혹은 자칭 상담 전문가들이 댓글로 해결책을 던져주지만 얼마나 해결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결국 내 삶을 헤쳐나가고 해결하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이다. 상대의 조언이나 충고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결정짓고 나아갈 사람은 내 자신이다.
인간의 소통 방법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언어다. 말을 통해 상대와 의견을 조율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나의 뜻을 관철시키거나 접고 들어간다. 대화 과정에서 섭섭한 마음이 들거나 앙심을 품고 대하면 더 이상 상대를 대면하지 않는 상태까지 가기도 한다.
상대와 갈등이 생기는 시작점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별것 아닌 경우가 많다. 단지 내가 싫어하는 말 한마디, 혹은 그런 말로 인해 상처를 입은 내 마음작용 때문이다. 그런 예를 하나 들어보자. '꼼꼼하다 VS 깐깐하다' '세심하다 vs 까탈스럽다'. 이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사전적 의미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위의 말들은 좋은 의미로 들리기도 하고 부정적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결국 그 말을 듣는 내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여유롭거나 모든 것에 있어 관대한 마음가짐이라면 '깐깐하다'나 '까탈스럽다'는 말을 들어도 내 마음에 별다른 요동이 치지 않는다. TV 광고를 보다가 '깐깐하게 고른 교재' '깐깐하게 살피고 선택한 영양제' 같은 문구를 본다면 좋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 것 같다.
대화하며 상대가 하는 말에 나의 상상을 더해 의미를 부여하며 고민하지 말자. 위에서도 말했듯이 그저 나를 위한 충고나 조언이었다고 생각하자. 다른 사람이 내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옛날 어느 대중가요 가사가 갑자기 떠오른다.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더 이상 간섭하지마 난 이대로 내가 하고픈 대로 날개를 펴는거야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해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진 않아." 각자 삶의 주인공으로서 주체적 삶을 살며, 우리 모두가 관계 속에서 상생하며 행복하기를 기원해 본다. 신지겸〈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신지겸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