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의 청사 신축을 반대하는 모임인 행복상주만들기 범시민연합(이하 행복연합)은 최근 시민 1천9명을 대상으로 신청사건립 찬반 여론조사를 했다. 행복연합은 여론조사 결과 찬성 33%, 반대 49.4%, 무응답 17.6%라며 "'대부분' 시민들은 신청사 건립에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이 조사는 두 가지를 확인해 준다. '찬성보다 반대의견이 현저히 많다.'와 '반대하는 사람보다 반대하지 않는 사람이 근소하게 많다.'다. 행복연합은 전자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신청사 건립추진위원회와 상주시는 반대가 50%를 넘지 않은 것을 보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로 상반된 생각을 가진 무리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쪽으로만 보는 것이다.
애초에 시청신축이나 이전을 인기투표하 듯 여론조사나 시민투표로 결정하려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축의 이유와 입지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러나 합리적 판단의 조건을 마련해 줘도 여론조사나 투표로는 객관적 의사표시가 쉽지 않다. 누구든 '좋은 시설은 내 집 가까이, 혐오시설은 내 집 서 멀리'라는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이라는 단어는 '절반이 훨씬 넘어 전체 양에 거의 가까운 정도의 수효나 분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반대 49.4%'는 대부분이 아니며, 절반에 못 미치는 이 의견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큰 사업을 뒤집을 만한 명분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수치는 오히려 비정상적인 여론조사로 신청사 입지를 결정한 건립추진위원회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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