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변 송유관서 21억대 기름 훔친 일당 경찰에 붙잡혀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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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4  |  수정 2023-08-03 14:20  |  발행일 2023-08-04 제6면
경북 도내 한 주유소 유류저장소 빌려

매설된 송유관 구멍 뚫어 고압 호스 연결

총책, 설치 기술자, 석유 절도 작업자 등 조직적 범죄
국도변 송유관서 21억대 기름 훔친 일당 경찰에 붙잡혀
땅굴 내 유류분배기 등 도유시설. <경북경찰청 제공>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일당 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은 3일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고압 호스를 연결 석유 21억 원 상당을 훔친 혐의로 A씨 등 5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유관 석유 전문 절도범과 장물업자인 이들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약 10개월 간 경북에 있는 한 주유소의 유류 저장소를 빌려, 그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국도변 지하 2m 아래에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고압 호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석유 121만ℓ(약 21억 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 중 장물업자 2명은 송유관에서 절취한 석유임을 알고도 이를 취득해 대구·경북·대전·충남 등 주유소에 유통한 혐의다.

특히 이들은 총책, 시설물 설치 기술자, 석유 절도 작업자, 장물 유통업자 등 전문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 과정에서 총책은 서로의 신분을 알지 못하게 하는 등 치밀하고 조직적인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절도 행각을 벌이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작업 중 유류저장소 부근에서 석유가 일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주변 토양이 오염된 사실도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송유관 석유 전문 절도범들이 최근 출소 후에 같은 범행을 계속하고 있다'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송유관 석유 유출 과정에서 대규모 토양 오염 혹은 대형화재의 가능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범죄 현장을 단속, 총책을 검거하고 증거물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검거 당시 경찰은 범죄수익금인 현금 5천여만 원을 압수했고, 유류 저장소에 보관 중인 석유 12만5천ℓ(2억 원 상당)를 압수해 대한송유관공사에 넘겼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대규모 토양 오염 및 대형 화재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 범죄인 송유관 석유 절도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있다"며 "범죄손해를 입거나 범죄 사실에 대해 알게 된 경우,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주실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범행 장소 인근의 송유관 석유 절취 시설은 대한송유관공사의 협조를 받아 안전하게 복구했다. 토양 오염이 발생한 장소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원상회복 등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통보했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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