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내용은?…'예타면제·驛주변지역개발'이 핵심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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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2 17:58  |  수정 2023-08-23 06:56  |  발행일 2023-08-23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내용은?…예타면제·驛주변지역개발이 핵심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동시 통과 기념행사가 지난 4월 17일 오후 달빛고속도로(대구~광주 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광주방향)에서 열렸다.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이만규(왼쪽부터) 대구시의회 의장이 달빛고속철도 예타면제 특별법 공동 추진, 2038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협약식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내용은?…예타면제·驛주변지역개발이 핵심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에는 그간 낮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던 사업의 동력이 될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조항이 담겼다. 또 철도가 지나는 6개 광역지자체와 10개 기초지자체 주변 지역 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영·호남 교류를 통한 동서화합의 기치와 인구 감소 등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노선 경유 지자체로서는 지역 발전의 새로운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까닭에 여·야를 막론한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해 이름을 올리는 등 헌정 사상 가장 많은 국회의원이 입법에 참여한 법안이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달빛철도 특별법' 어떤 내용 담았나
달빛고속철도는 국내 철도망이 서울을 중심으로 남북 위주로 연결돼 있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영·호남을 아우르는 교통인프라가 열악해 지역 간 교류와 상생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특별법안에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에 관한 절차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달빛고속철도건설추진단 신설 등에 대한 규정이 담겼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2038년 대구·광주 아시안게임' 공동유치의 기반으로 삼을 전망이다.


법안에 담긴 내용 중 핵심은 예타 면제와 역사 주변 지역개발이다. 당초 달빛고속철도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예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시와 광주시, 양 지역 정치권은 경제 논리를 넘어 영·호남 교류와 협력이라는 '대의(大義)'를 강조하며 특별법 제정을 추진했다.


따라서 법안에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달빛고속철도 건설사업 및 주변 지역 개발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역사 주변 지역개발 조항도 중요한 대목이다. 고속철도 역사 예정지역의 경계로부터 3㎞ 범위에서 일정한 지역을 '주변 개발 예정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철도 노선이 가로지르는 지역이 대부분 군(郡) 단위 기초지자체인 만큼, 역 주변 지역의 개발이 활발해지면 장기적으로는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밖에도 국토교통부 산하에 달빛고속철도 건설추진단을 설치하고, △민간자본 유치 △지역기업 우대·지역주민 우선 고용 △대통령령에 따라 필요한 비용 보조 및 융자 지원 등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겼다.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내용은?…예타면제·驛주변지역개발이 핵심
대구·광주 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 기념행사가 지난 4월17일 오후 달빛고속도로(대구~광주 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광주방향)에서 열렸다. 홍준표(오른쪽)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남일보 DB
◆洪시장 전략·尹대표 친화력 '시너지'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발의에는 대표 발의자인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기현 당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 국민의힘 109명, 더불어민주당 148명, 정의당 1명, 무소속 3명 등 총 261명이 동참했다. 이는 헌정사상 가장 많은 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사례다.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전략과 윤 원내대표의 친화력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TK) 신공항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처리하는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특히, 달빛고속철도의 경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절대다수인 광주가 종착역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다. 여기에다 지난 5월 대구시청을 찾은 이 대표에게도 협조를 요청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잇따라 동참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는 특별법 제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윤 원내대표도 지역과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여야 의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 사이에서 영·호남 화합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달빛고속철도 개통과 TK 신공항 개항 시기가 일치하는 게 중요한데, 의결정족수를 넘어서면서 연내 통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윤 원내대표는 "달빛고속철도는 단순히 경제성의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화합을 넘어 국민통합이라는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제는 지역갈등의 잔재를 지우고 영·호남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해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의 새로운 모델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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