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토부, 울릉공항 활주로 확장…이착륙 안전은 '뒷전'

  • 정용태,임성수,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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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5 18:33  |  수정 2023-09-07 08:30  |  발행일 2023-09-06 제2면
울릉공항 활주로 80인승 항공기 이착륙 규모로 확장
사업비 최소화 위해 '정밀진입비행'→'시계비행' 전환
국토부 "시계비행 소형공항서 많아"…국내 울릉공항 유일
울릉공항건설현장
울릉군 사동리 울릉공항 건설공사 현장 모습. <울릉군 제공>

2026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의 활주로가 80인승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규모로 확장된다.
다만, 사업비 추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기활주로(정밀진입비행)에서 비계기활주로(시계비행) 변경을 확정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기존 소형 항공기 기준을 기존 50인승에서 80인승으로 확대 추진하면서, 울릉공항도 80인승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착륙대 폭을 기존 140m에서 150m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울릉공항이 80인승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크기로 설계가 변경된다"며 "종전에 검토하지 않았던 활주로 시작과 끝부분의 종단 안전구역도 각각 90m 규모로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공항 등급은 2C급에서 3C급으로 상향된다.
국토부는 당초 울릉공항을 50인승 소형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기준으로 설계했으나, 50인승 이하 기종 운항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주요 제작사의 주력 소형항공기가 과거 50석에서 70∼150석으로 변경되고 있다는 업계 목소리 등을 반영해 계획 변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설계 변경'이 아닌 '계획 변경'으로, 공기(工期)에는 지장이 없어 2025년 말 준공, 2026년 개항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활주로 폭이 확장되면 울릉공항 노선에 관심이 높은 프랑스 ATR의 프로펠러기 'ATR 72'와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주력 제트여객기 'E190-E2' 등 80인승 기종이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다. 엠브레어는 경북도와 두 차례에 걸쳐 MOU(업무협약)를 맺었고, ATR는 올해 처음 열리는 '2023 경북 항공방위물류 박람회' 첫날인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울릉 노선 취항을 공식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업비 절감을 위해 계기활주로로 설계된 활주로를 비계기활주로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계기활주로는 각종 항행 시설의 도움으로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정밀진입비행'이 가능한 활주로다. 비계기활주로는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이착륙을 진행하는 '시계비행'을 하는 활주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계의 도움으로 정밀한 이착륙이 가능한 계기비행에 비해 시계비행은 안전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시계비행으로 운영되는 공항은 한 곳도 없다.


국토부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C급 계기활주로로 설계하면 추가로 해상 매립을 해야 해 사업비가 1조원을 넘는다. 사업비를 절감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3C급 비계기활주로로 설계할 수밖에 없다"며 "보통 시계비행은 소형공항에서 많이 이뤄지는데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이착륙을 해 오히려 안전 측면에서는 더 강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국내 시계비행을 하는 활주로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지적에는 "국내 상황이 그렇지, 해외의 경우 시계비행 활주로가 꽤 있다"며 "정밀진입비행을 하더라도 결국 조종사의 시계비행에 의지하게 된다"고 했다. 또 '섬의 특성상 돌발적인 해무나 돌풍, 예상치 못한 태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돌풍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의 경우 계기활주로나 비계기활주로 모두 이착륙 자체가 어렵다"며 "비행 중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회항하거나 근처 공항에 착륙할 수밖에 없다. 철저한 기상예측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돌발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주장했다.


울릉군 사동리 일대에 건설 중인 울릉공항의 현재 공정률은 36%이며 국내 최초로 바다를 메워 건설되고 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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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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