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시의원의 몸값 밥값

  • 이하수
  • |
  • 입력 2023-09-11 22:08  |  수정 2023-09-12 06:58  |  발행일 2023-09-12 제23면

경북 상주시는 지난 4일 3억 1천여만 원을 상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했다. 행복상주만들기 범시민연합(이하 행복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강영석 상주시장 주민소환 경비 1차분이다. 시장 파면을 기도함에 따라 파생되는 경비를 시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민들이 많다. 그러나 주민소환절차가 위·탈법 없이 진행되고 있나를 감시하고 단속하는데 드는 경비를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건 한편 당연한 일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시장과 시의원 선출 비용 역시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상주시는 시장·시의원 선거 비용 18억 1천여만 원을 선관위에 냈다. 단체장과 의원을 한 번에 선출하는 선거여서 시장선거와 시의원 선거에 각각 얼마가 드는지, 시의원 한 명의 선출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선출 비용과 해마다 의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을 포함한 의회 연 예산 22억여 원은 국비나 도비 보조 없이 순수하게 시비로 충당된다. 결과적으로 몸값과 밥값이 모두 시민 세금에서 나오는 셈이다.

상주시에서는 행복연합의 청사신축반대와 주민소환 추진으로 수개월째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상주시의회는 이런 상황에 대해 오불관언이다. 사석에서는 대부분 '시청 신축은 시장의 정책결정 사항인데 그걸 일일이 간섭하면 누가 시장이 되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 그것이 주민소환 사안은 더욱 아니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시민단체가 하는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며 난색을 표한다. 시민 혈세로 마련되는 몸값과 밥값을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하수 중부본부 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