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고모지구 정비사업 환경평가 문제 없단 판결에 환경단체 "엉터리" vs 시민 "환영"

  • 민경석,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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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2  |  수정 2023-11-21 16:46  |  발행일 2023-11-22 제8면
대구환경청 거짓부실위서 '부결'로 의결

환경단체 "엉터리 평가에 이은 엉터리 부실위"

시민들 "당연한 결과, 시민 편의 위해 조속히 시행돼야"
금호강 고모지구 정비사업 환경평가 문제 없단 판결에 환경단체 엉터리 vs 시민 환영
21일 오전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환경단체가 '금호강팔현습지 하천정비사업 엉터리 환경영향평가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대구 금호강 고모지구 환경정비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최종 도출됐다. 지역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고모지구 인근 주민들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0일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열고 해당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해 이 같이 판단했다. 위원회는 변호사, 교수, 환경 관련 공단 직원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열린 위원회에서는 참석 위원 과반수가 해당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거짓·부실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법정보호종 출현에 시간 계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현장조사 당시 법령에서 정한 관련 전문가의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할 정도 등의 거짓 또는 부실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라 '부결'로 의결했다.

서흥원 대구지방환경청장은 "앞으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거짓·부실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토와 함께 지속적인 교육도 병행하겠다"면서 "추가 발견된 법정 보호종에 대해서는 사업시행으로 인한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게 최적의 저감 방안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를 두고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에 이은 엉터리 거짓부실위"라며 크게 반발했다. 금호강난개발저지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등 4개의 환경단체는 21일 오전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 사업을 환경부(대구지방환경청)가 심의하는 이상한 구조"라며 "절차적 요식행위로 전락한 엉터리 거짓부실위에 대해 정확히 문제를 제기하겠다.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 등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대구지방환경청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은주 국회의원(정의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구지방환경청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엔 3종밖에 담기지 않았던 법정보호종이 지역 환경단체 조사에선 13종이 발견된 바 있다. 이게 거짓과 부실이 아니면 무엇이 거짓과 부실인 건지 대구지방환경청은 낱낱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고모지구 인근에 거주하는 수성구 고산동 주민들은 거짓부실위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춘식 금호강산책로연결주민추진단장은 "대구지방환경청의 거짓부실위 결과는 당연한 결과"라며 "고모동 주민들은 거짓부실위 결과에 대해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주민들 특히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의 보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주민 편의 사업으로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선우 고산2동주민자치회 고문은 "고모지구 환경정비사업은 정부 예산이 수십억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이라며 "고모동 일대는 비가 많이 오면 금호강이 자주 범람한다. 환경정비사업을 통해 제방을 축조하고 산책로를 조성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고모지구 환경정비사업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2025년까지 총사업비 281억원을 들여 수성구 매호동~동구 호목동 인근 금호강 고모지구에 산책도, 보도교 건설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거짓부실위 결과에 따라 고모지구 환경정비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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