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잃을라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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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3 16:24  |  수정 2023-12-14 09:09  |  발행일 2023-12-14 제11면
박용기기자
박용기 기자경북부

경북 구미시가 수출 부진, 전국 최고 실업률, 7분기 연속 기준치 이하 경기 전망 등 내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외부 투자 유치 성과 홍보에만 열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민생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결성된 구미시 비상경제 대책 TF 5개 대책반 역시 지난 2월까지 3차례 보고회 이후 활동을 중지하면서 개점 휴업 상태다.


구미시는 최근 지난 4월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이어 7월 반도체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으로 산단의 차세대 동력을 확보하고 구미 경제 재도약을 위한 신호탄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또 올해 12월 현재 230개사 2조2천348억 원, 민선 8기 총 320개사 4조3천275억 원의 기업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구미시에 따르면 올해 투자 유치 기업은 코마테크놀로지와 389억 원, SK실트론 1조 2천630억 원, 아주스틸 1천억 원, 보백씨앤에스 1천억 원, 아바텍 1천18억 원, 에이프로세미콘 600억 원 규모다. 이들 반도체, 방산 관련 기업의 구미 투자는 구미시 미래 발전을 위해 반길 일이지만 기업인들은 첨단반도체 특화단지 지원 예산과 기업 유치를 위한 기회발전 특구 관련 법안 제정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당장 벼랑 끝에 놓인 구미 현재 경제 상황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10월 말까지 구미세관을 통과한 총수출액은 204억8천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9억1천500만 달러와 비교해 17.8%나 줄면서 올해 총수출액은 2018년 수준(258억 달러)인 250억 달러 문턱을 겨우 넘을 전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구 주요 고용지표에 따르면 구미시 실업률은 전국 9개 도 154개 시·군중 최고인 4.6%다. 이는 전국 9개도 시 평균 실업률 2.7%보다 매우 높을뿐만 아니라 조선업 장기침체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경상남도 거제시(4.3%)보다 높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올해 4분기 구미산단 BSI 역시 기준치(100) 아래인 84로 지난해 1분기(100) 이후 7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다양한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한 구미 5산단 2단계 입주업종 제한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지역 내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이를 등한시한 채 보여주기식 성과 위주로 시정이 돌아간다는 우려는 당연하다. 특히 당장 구미경제 침체를 피부로 느끼는 기업인들의 걱정이 크다. '산토끼 데려오려다 집토끼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라는 지역 기업인들의 말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박용기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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