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용량 부족…165억 들인 구미 체육센터 부실설계·감리 논란

  • 박용기
  • |
  • 입력 2023-12-19 07:41  |  수정 2023-12-19 07:42  |  발행일 2023-12-19 제11면
고아읍 들성생활체육센터
개장 내년 1월서 4월로 연기
市 감사담당관실 자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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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공사, 부실감리 논란이 일고 있는 구미시 고아읍 들성생활체육센터. 지난 4월 준공했지만 개장이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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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정상 운영 전이라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경북 구미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건립한 공공건물에 하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가 공사업자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시 감사담당관실은 165억원이 투입된 구미시 고아읍 들성생활체육센터에 대한 부실 설계 및 감리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구미시의회에서 위탁 동의안이 가결돼 운영권을 넘겨받은 구미도시공사가 11월 초 센터를 사전 점검하는 과정에서 하자를 발견했다.

수영장과 샤워장이 있는 센터에 용량이 부족한 보일러가 설계됐고 원활한 급수를 위해 큰 배관이 필요했지만, 작은 용량의 배관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전반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감리사 역시 이를 발견하지 못했거나 눈을 감은 의혹을 받고 있다. 구미시에는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과 근로자종합복지회관에 수영장이 있어 보일러 용량 및 배관을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내년 1월 예정이던 개장도 4월로 연기됐다.

들성생활체육센터는 연면적 4천572㎡,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수영장(길이 25m, 6레인)을 포함한 다목적 체육시설로 지난 4월 준공했다.

고아읍에 사는 김모씨는 "집 인근에 수영장이 있는 체육시설 건물이 들어섰는데 오랫동안 운영을 하지 않아 궁금했다"라며 "일반 개인업체도 아니고 시에서 하는 공사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니 시 사업 전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실수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설계사, 감리사, 공무원 등을 상대로 설계부터 감리까지 모든 과정을 감사 중이며 부실 설계, 부실 감리 및 관련자가 있을 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제8대 구미시의회는 구미시가 2021년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및 제41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를 위해 건립 또는 리모델링한 복합스포츠센터와 검도장, 구미시민운동장 육상 트랙 3곳에서 하자보수 책임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인 규명 없이 예산을 투입해 임의로 보수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복합스포츠센터 건립에는 244억원, 구미시민운동장 육상트랙을 포함한 체육시설 리모델링 및 개보수에는 450억원이 투입됐다.

당시 복합스포츠센터에서는 누수 현상, 검도장에는 마룻바닥 유격이 확인됐으며 시민운동장 육상트랙은 새로 교체한 트랙 시트에 하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하자보수 요청 내지는 보증기관 하자보수보증금 청구와 하자 관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공무원 3명을 징계처분(경징계 이상)하도록 조치했다.

글·사진=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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