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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
◆수요응답형 교통의 등장
대구 교통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대구에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가 본격 도입되면서다. 신호탄은 지난해 11월 신서혁신도시에서 쏘아 올려졌다. 수요응답형 교통의 등장은 전통적인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 교통수단으로의 전환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2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대구 의료R&D지구 일원과 연호지구 등을 오가는 구간에 DRT를 도입했다.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서다.
혁신도시에 도입된 모델의 경우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고정노선형이다.
고정노선형 DRT의 경우 운영방식이 민간 출근 셔틀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뿐 아니라 수요도 한정돼 일반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적다.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수요(지역·시간대)에 맞춰 공급을 달리하는 DRT를 올 하반기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범지구를 물색하는 단계로 향후 DRT가 시내버스 정규 노선들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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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부터 대구 동성로 일대를 오갈 자율주행차 모델. 〈대구 중구청 제공〉 |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차량을 제어하는 자율주행자동차도 올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대구 중구와 교통공사는 2월부터 동성로 일대에 자율주행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체계(aDRT)를 도입한다.
이번 사업을 위해 도입된 차량은 프랑스의 자율주행 기술 글로벌 선두기업인 '나브야(Navya)' 모델이다. 해당 차량은 천장이 높고 4면이 유리 형태여서 높은 개방감을 자랑한다. 탑승 인원은 8명이다. 기존 차량과 차별화된 이색적인 외관으로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을 잇는 대구의 새로운 교통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브야 자율주행차는 'B형'으로 운전대 및 운전석이 없는 모델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3의 고도화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레벨 3 수준에선 차선 유지, 차로 변경, 끼어들기와 같은 다양한 도로 상황은 물론 보행자, 자전거 등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국내 법규상 운전자가 상시 탑승해 비상상황 시 차량을 조작하게 된다.
자율주행차는 도시철도 반월당역~계산대성당~경상감영공원~대구시 동인청사~삼덕소방서 구간을 오가게 된다. 이용 방법은 예약·호출이 가능한 전용 앱을 통해 일정 요금을 결제하면 된다. 자율주행차가 본격 도입되면 대중교통 체계의 대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수요응답형 'DRT' 본격 도입
동성로 일대 자율주행차 운행
'대중교통 패러다임' 대전환
대구경북신공항 개항 발맞춰
UAM 시스템 구축에도 돌입
'스마트 교통서비스' 체제로
◆하늘 나는 '에어택시'도 곧
교통체증 걱정 없는 항공 모빌리티도 곧 구현된다. 이르면 2028년 대구 도심과 대구경북(TK)신공항을 막힘없이 20분 이내 오가는 하늘길이 활짝 열린다. 대구시가 신공항 개항 시기에 발맞춰 미래친환경 도심 항공교통(UAM) 시스템 구축에 착수하면서다. UAM은 사람 또는 화물의 운송을 위한 도심형 항공기, 버티포트(UAM 터미널) 및 도심항공교통회랑 등의 이용·관리·운영체계를 뜻한다.
UAM이 뜨고 내리는 버티포트는 동대구역, K2후적지, 신청사, 서대구역, 5군수사령부 등 5개 구역에 마련된다. 동대구역에서 2028년 첫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다. 신청사 등 나머지 버티포트에선 2030년부터 UAM이 뜰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35년 이후 신공항을 잇는 UAM 서비스를 포항, 경주, 울산 등 영남권 거점도시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운항 거리는 평균 50㎞ 내외로 20분 이내(시속 150㎞) 도착 가능한 수준이다. 운항고도는 300~600m이고, 소음은 헬기의 20% 수준인 63㏈로 예상됐다.
◆미래 수요 예측도 '척척'
대구 교통의 컨트롤타워가 탄생한다. 전국 최초 공공형 통합교통서비스인 '대구형 MaaS(Mobility as a Service)' 출범이 임박하면서다. MaaS는 교통수단의 연계를 통한 최적 이동 경로, 비용정보, 호출 및 결제 서비스 등 이동 관련 전 과정을 단일 플랫폼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로 제공하는 통합이동지원시스템이다. 단절 없는 'Door to Door(집에서 목적지까지 대중교통으로 연결)' 서비스 구현을 통한 스마트 교통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민간에선 이 같은 MaaS 시스템의 일부 기능이 상용화됐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T(교통수단 예약·결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용자 서비스 개선 효과 정도에 그치는 민간 MaaS와 달리 공공형 MaaS는 시내버스 및 도시철도 배차, 노선 운영 등 교통 시스템 전체를 컨트롤 할 수 있다. 대구형 MaaS의 일거수일투족에 전국 지자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대구형 MaaS의 핵심은 '데이터'다. 그동안 공공에서 취급하는 교통 데이터는 이용객 수 및 매출액 등 가장 기본적인 수준이었다. 대구시와 교통공사는 대중교통의 이용수요, 운임 및 운행(배차) 시간 적정성 등 다양한 정책·행정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 분석체계를 구축하고자 올해 데이터베이스 센터 구축에 나선다.
이르면 2025년 교통수단별 통합연계 시스템도 마련된다. 도시철도, 버스, DRT, 자율주행셔틀(aDRT), 개인형 이동장치(PM) 등을 연계한 구독요금제(정기권), 환승 보상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철도, 항공, UAM 등 광역 MaaS로 확장·연계하는 게 최종 목표다. 대구형 MaaS의 상용서비스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한근수 대구교통정책연구원장은 "민간이 데이터로 돈 벌 궁리만 했다면, 공공은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에 활용한다"며 "데이터가 쌓이면 대구 교통의 수요 분석이 이뤄져 대중교통 전체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온전한 스마트 교통서비스가 구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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