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대구 송원학원 이익구 원장의 '전국구 재수 종합학원' 성장 노하우

  • 이효설,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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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5 08:32  |  수정 2024-01-15 09:00  |  발행일 2024-01-15 제18면
"매년 두 차례 강사 평가…'학생에 보탬되는 수업' 여부 객관적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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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구 송원학원장이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송원학원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대구 송원학원은 '지방 학원'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전국구 재수 종합학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수한 강사진과 교육 커리큘럼, 입시 정보 분석력 등에서 여타 학원들을 압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23학년도 대입 실적은 눈에 띈다. 복수 합격자를 포함해 의·치·한의예과 182명, 서울대 17명, 연·고대 44명, 수도권 주요 대학 232명, 기타 수도권대·경북대·부산대 등 391명의 합격자를 냈다. 이익구 송원학원 원장은 "학생들의 성적은 진학지도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된다"면서 "누적된 진학 지도 데이터와 상위권 학생들의 수많은 표본을 통해 정확한 진학 지도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난 8일 이 원장을 만나 졸업생이 성적과 등급을 올릴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학생 설문조사 통해 강사 평가에 의견 피드백
대입·출제경향 반영 부교재로 수준별 맞춤수업
누적된 진학 지도 데이터 활용 성적 통합관리
30명 한 학급에 담임 1명…학생 건강체크까지


▶송원학원은 재수를 결정한 성적 우수 학생들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서울 대형 재수학원 못잖은 대입 실적은 우수한 강사진에서 비롯된다는 입소문이 자자한데.

"송원학원 강사는 한 시간 수업을 위해 다섯 시간을 준비한다. 상위권 학생들이 밀집해 수준별 반 편성을 하더라도 맞춤 강의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강사들은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위해 부교재를 직접 제작해 제공한다. 해마다 달라지는 대입제도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출제 경향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다. 부교재를 직접 만드는 만큼 보다 효율적인 강의와 학습이 가능하다. 학생들이 재수 종합반 강의를 '단과 수업 같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실력 있는 강사를 검증하는 노하우가 궁금한데.

"인사기준 1번이 강의 평가다. '학생에게 보탬이 되는 수업을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게 관건이다. 우리 학원은 채용 후 매년 2회 강사 평가를 한다. 평가에는 학생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참여한다. 학생들 의견이 거의 정확하다. 수업을 통해 실력이 향상됐는지, 강사가 반별 수준에 맞게 수업을 준비하는지는 물론, 얼마나 열정적으로 강의했는지 등을 묻는다. 원생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강사 평가시스템은 학원의 노력 중 하나다. 과거 서울 유명 학원가에서 인기 강사를 영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서울서 지방에 내려와 잠깐 소일하듯 수업을 하니 학생들이 단박에 알아챘다. 한번 기회를 놓친 재수생들에겐 100%를 쏟아붓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송원학원 강사는 총 70명 정도다. 재원생 수 대비 많은 편이다. 그만큼 세밀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의학계열 실적 영향으로 송원학원 선호도가 높다는데.

"대구경북 상위권 학생들이 우리 학원을 선택한다. 지난해 수능 성적(국어·영어·수학)을 제출하거나 자체 시험을 치러야 한다. 시험을 치르는 경우 대입만큼 경쟁이 심해 학생들끼리 '정시모집 라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몇 년 전에는 재수학원 랭킹 1~2위를 다투는 서울 D학원의 신문 광고에 실린 대입 실적과 송원학원 대입 실적을 비교해 봤더니, 의학계열 합격자 수는 우리 학원이 월등히 더 많았다."

▶서울에서 재수해야 성공한다고 믿는 학생·학부모가 점점 늘고 있다.

"소비자가 많으면 공급자의 질이 높아지니까 서울로 가는 것 같다. 우수 강사 비율은 서울지역 학원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위 '일타 강사'들은 이곳저곳 분산돼 있다. 찾아다니며 수업 듣는 것도 시간 투자가 필요한 것인데 무작정 서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원생 중엔 서울 갔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적잖다. 송원학원에는 강의 잘하는 강사들이 집결돼 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서울의 학원 비용이 지역보다 거의 2배 정도 높다는 것이다. 기타 경비까지 합하면 만만찮은 금액이다. 대입 실적만 보고 서울 대형 입시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국에서 우수 학생들이 몰려드니 당연히 따라오는 실적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재수를 통해 성적이 얼마나 올랐냐'를 본다면 송원학원이 훨씬 낫다고 자신한다."

▶'재수해도 성적 안 오른다'는 얘기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듣는다.

"의욕 있는 학생은 대부분 오른다. 실력이 상당히 오르는 경우도 적잖게 본다. 특히 비수성구 학생 중에 학생부는 좋은데 수능 점수가 못 따라가 재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은 도약의 폭이 크다. 역량이 있으니 잘 가르치는 강사가 붙으면 쉽게 성적이 오르더라. 나는 오히려 '재수해서 성적 안 오른 학생, 어디 한번 데리고 오라'고 되받아친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데 왜 성적이 떨어지나."

▶요즘 수험생들은 독학 재수학원처럼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새로운 재수학원 방식인데.

"학생들이 자신의 독서대에서 원하는 인터넷 강의를 듣고, 모르는 것은 상주하는 강사에 물어 보면서 공부하는 방식을 점차 선호하는 추세다. 성적 향상 정도를 조사해보면 기존 수업방식이 월등하지만, 독학 재수학원의 소위 독서대 공부 시스템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독서대에서 공부하다 피곤하면 휴게실에 가서 커피 마시며 '인강' 들으며 공부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도 좋지만, 아무래도 자기절제가 어려운 학생이라면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수준별 수업이 마련돼 있지 않은 인강의 경우 중·하위권 학생들에겐 강의 내용이 어렵거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래도 통제받으며 공부하는 것을 원치 않는 학생들의 학습 스타일을 고려해 올해 모든 학원생들에게 독서대를 제공한다. 또 필수강좌는 4교시까지만 하고, 5교시부터 퇴실 때까지 학생 자율로 공부하도록 할 예정이다. 총 574석이며 전국에서 가장 큰 독서대가 될 것이다."

▶반별 담임제로 학생들의 수험생활을 전체적으로 관리해 준다는데.

"대부분의 재수 종합학원들은 담임 없이 출결 체크만 한다. 30명 한 학급에 담임 교사가 1명 있다. 담임들이 학생들의 건강 체크는 물론, 수업 애로사항 청취, 진학 컨설팅 등을 도맡는다. 강의만 하면 되지 담임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데 학교 졸업 후 소속이 없는 상황에서 담임과 함께 수험생활을 경험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송원학원의 담임수당은 200만원이다. 제대로 보상을 한다. 그만큼 담임 체제가 수험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수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요즘 학생들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 100세 시대에 1년이란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힘들더라도 견디면서 공부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월에 개강하고 학생들을 맞으면 대부분 얼굴이 어둡다. 입시에 실패했다는 좌절감 때문이다. 하지만 3월 모의고사 이후부터 어둡던 안색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한다. 재수하면 무조건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재수생 교실은 고3 교실보다 훨씬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역동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내신 성적을 관리하기 위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고3 때보다 자율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1.5배 이상 많다. 열심히 하면 등급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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