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참사 21주기…추모식은 갈등으로 얼룩졌다

  • 박영민,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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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9  |  수정 2024-02-18 16:58  |  발행일 2024-02-19 제9면
오전 9시 53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서 열려
상가번영회 반대 집회 열려 소란 중 행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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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가운데 인근 상인들이 이곳에서의 추모식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올해도 '2·18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추모 행사'가 반대 집회와 함께 열리며 난장판이 됐다.

18일 오전 9시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1주기 추모식이 열린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앞 광장. 소란은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이어졌다. '2·18 합창단'의 추모 공연 사전 리허설이 진행됐지만, 합창단의 화음은 잘 들을 수 없었다. 추모 행사와 어울리지 않는 '케이팝' 노래만 들릴 뿐이었다. 무대에서 약 40m 떨어진 거리에는 스피커 달린 차량 2대와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 일동 20여 명이 추모 행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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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가족들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2·18 추모공원으로, 대형탑은 위령탑 또는 추모탑이라는 이름으로 병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20년이 넘도록 제자리 걸음이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날 행사는 2003년 2월 18일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시각인 오전 9시 53분에 맞춰 묵념으로 시작됐다.

같은 시각 김남호 동화지구 상가번영회장은 확성기를 통해 "대구시는 처음 주민들에게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의 용도를 소개하며 지하철 참사와는 상관없는 시설이라고 해놓고 말을 바꿨다. 다시는 여기서 추모 행사가 열리지 않도록 대구시는 협약서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행사는 유족과 2·18 안전문화재단 등 관련 단체 관계자 약 200여 명이 모여 추모 시 낭송, 추모 노래,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소란스러운 상황에도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유족들은 난장판이 된 추모식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故) 장정경 양의 아버지 장수환(67·동구)씨는 "추모식이 이런 상황이라 마음이 씁쓸하다. 상가번영회 말과 반대로 우리에게는 처음 이곳에 추모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말이 바뀌었다. 유족과 상가번영회 사이에서 대구시가 조율을 잘했으면 이렇게 얼굴 붉힐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 번영회 측과 유족들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의 용도에 대해 상반된 입장이었지만, 양측 모두 대구시를 탓했다. 상가번영회와 유족들은 2022년 동화지구 내 관광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는 대신 유가족들의 추모식을 허용하고 테마파크의 명칭을 '2·18 기념공원'으로 변경하는 데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경찰 인력 150여명이 투입돼 질서 관리에 나섰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 한 남성이 불을 질러 발생했다. 전동차를 휩싼 불길은 다른 전동차까지 번져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을 입은 대참사로 이어졌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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