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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23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연합회 정월대보름 맞이 떡메치기 행사에서 서문시장 연합회 관계자들이 떡메치기를 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23일 오전 11시쯤, 대구 중구 서문시장 서문 주차빌딩에서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서문시장 상인들은 '2024년 정월대보름 맞이 떡메치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흥겨운 노래에 지나가던 손님들도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기 시작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순식간에 행사를 기다리는 인파로 가득 찼다. 신명 나는 장구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함성이 서문시장을 가득 메웠다.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하루 앞둔 이날 한강 이남 최대 전통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은 부럼 깨기, 떡메치기 등을 하며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비는 시간을 가졌다.
천성일 고고장구의 공연으로 시작한 행사는 박종호 서문시장 연합회 회장의 개회사와 함께 본격 막이 올랐다. 상인, 시민들은 땅콩 등 부스럼을 깨물며 올 한해 무사태평을 빌었다. 특히, 상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경기가 올해는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내비쳤다.
서문 주차빌딩 1층에서 장사를 하는 김예린(여·57)씨는 "매년 경기가 안 좋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장사하는 사람들은 몸으로 느낀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시장이 더 활기를 띠는 것 같아 좋다. 서문시장 전체가 1년 내내 활기를 띠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문시장 1지구 상인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한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하는 등 한복을 홍보했다. 우아하고 화려한 한복 자태는 분위기를 한껏 띄워 놓았다.
서문시장 1지구 2층에서 한복을 판매하는 김부성(여·65)씨는 "서문시장 한복의 우수함과 우아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러 상인이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며 "최근 서문시장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올 한 해는 다 같이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말미엔 내빈들과 시민들이 함께 떡을 메치는 시간을 가졌다. 힘껏 메친 떡은 콩가루를 묻혀 여러 시민들의 품으로 향했다. 사람들의 얼굴에 근심·걱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종호 서문시장연합회장은 "많은 분이 행사에 찾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지난해가 서문시장 100주년이었는데, 올해는 새로운 10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첫걸음이다. 모든 근심과 걱정을 떨쳐버리고 무사 안녕과 발전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김태강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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