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성과급이 12억짜리 펜트하우스?…"억억" 소리나는 대구 중구 재개발 조합 논란

  • 박영민,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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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18:36  |  수정 2024-03-21 00:48  |  발행일 2024-03-21
성과급으로 펜트하우스 12억 여원 지급
이후 조합 자금난으로 다시 문제 불거져
연봉 1억 원 이상으로 타 조합보다 높아
조합장 "열심히 했는데 토사구팽 당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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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한 주택 재개발 조합의 조합장이 성과급으로 12억 여원짜리 펜트하우스를 지급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해당 조합은 시공사 법정관리를 이유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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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6월 열린 정기총회 안건으로 조합장에게 펜트하우스를 지급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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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조합과 조합 표준 급여안 분석표. 독자 제공

대구 중구 동인동에 있는 한 주택 재개발 조합의 조합장이 성과급으로 분양가 12억 원인 펜트하우스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해당 조합은 시공사의 법정관리 등을 이유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조합원과 조합장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20일 해당 조합 모임에 따르면, 조합장 A씨는 지난 2021년 6월 열린 정기총회에 '사업비 절감에 따른 성과금 지급의 건'을 상정했다. 조합장의 공으로 수익이 발생해 조합이 보유한 아파트(펜트하우스) 한 채를 성과급으로 조합장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A씨는 2022년 말 이 아파트 입주에 즈음해 펜트하우스 한 채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당시 이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확장비와 옵션 가격을 포함해 12억여 원이었다.

조합장은 일부 업무를 시공사에 맡기지 않고 직접 수행해 비용을 절감했고, 18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쳐 모델하우스 부지 사용료 6개월분 환급 및 권리금을 받은 점을 성과급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시공사의 법정관리로 인해 생긴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펜트하우스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원래 이 조합은 지난해 3월 아파트 준공이 완료된 후 같은 해 12월 조합 해산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밀린 법인세 등 각종 국세와 은행 대출금 때문에 아직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들의 등기가 지연돼 해산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 B씨는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조합장이 본인의 성과를 내세우며 성과급부터 챙겼다"고 했다.

조합원들은 조합장의 잘못된 운영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합원 C씨는 "현재 아파트에는 임대주택만 32채가 있다. 이를 모두 매각했다면 최소 30억 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합장의 매각 시기 판단 오류로 인해 아직도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조합장의 연봉이 다른 조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른 조합에 비교해 1.5배가 넘는 조합장 연봉이 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기준 조합장 A씨의 연봉(급여·상여금·퇴직금·5대 보험 포함)은 1억2천765만 원이었다. 이는 조합원 수 300명 이하인 다른 조합의 표준급여(8천121만 원)보다 4천644만 원 가량 높은 금액이다. 현재 이 조합의 조합원은 모두 220여명이다.

이에 대해 조합장 A씨는 "저의 기지로 발생한 수익으로 조합원들에게도 옵션 등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등 많은 혜택이 주어졌다. 성과급 지급 안건 상정 당시 조합원 80%가 동의했다"며 "임대주택은 매각할 기회가 있었지만, 너무 낮은 가격이었다. 그 가격으로 매각하면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추가로 내야 할 정도여서 매각 시기를 늦췄고, 제가 조합장을 맡은 이후 열심히 뛰어다니며 성과를 내니 연봉이 점점 높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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