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 투표용지 너무 길어 헷갈려"…사전투표 첫 날 대구 곳곳 투표 행렬

  • 민경석,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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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5 19:16  |  수정 2024-04-05 21:41  |  발행일 2024-04-08 제5면
비례대표 투표에 38개 정당 이름 올려 용지 길이 역대 최장
출근 전·점심시간·산책 나왔다가 투표소에 유권자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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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유권자들이 대구 달서구 진천동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진천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일찌감치 투표하고 나오니까 마음이 편하네요."

제22대 총선 사전투표 첫 날인 5일 오전 6시쯤 대구 북구 산격중학교에는 시민들이 줄줄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이른 아침이지만, 투표소에는 출근 전 미리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직장인부터, 산책을 나왔다가 투표를 하러 온 노년층까지 남녀노소 유권자들이 북적였다. 이 곳에서는 투표사무원들이 주소에 따라 관외, 관내 투표소로 안내하자 시민들은 안내에 따라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일찍이 투표를 마치고 나온 택시 운전기사 주규화(67·북구)씨는 "사람 없을 때 투표하고 바로 일하러 가려고 아침 6시부터 왔다"고 말했다. 일부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투표소 안내 현수막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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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투표에 나선 시민들이 대구 수성구 고산2동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고산2동 사전투표소에서 본인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특히,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총선에는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38개 정당이 이름을 올리면서 길이가 역대 최장인 51.7㎝에 달했다. 동구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나온 박모(72)씨는 "지역구는 당명을 기억하고 있어 투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비례대표 투표를 할 때는 당명이 너무 많아 헷갈렸다"며 "몇 번째 칸에 있는 게 내가 지지하는 당인지 헷갈려서 애를 먹었다"고 불안해하기도 했다.

오전 8시쯤부터는 북구 산격3동 대구교육박물관에도 투표를 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단 한 번도 투표를 빼먹은 적이 없다는 이경준(66·북구)씨는 "어차피 투표는 해야 하는데 일찍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사전투표 첫날부터 왔다"며 "비례대표 용지를 보니 당이 정말 많아졌다고 생각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예경(여·63·북구)씨는 "회사에서 일이 너무 바빠 10일 임시공휴일에 못 쉬는 대신 오늘 오전 투표를 할 수 있게 출근 시간을 조정해줬다. 우리 회사 사람들은 오늘 오전에 모두 투표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오가 되자 대구 지역 격전지로 꼽히는 중구-남구 선거구에 있는 중구 성내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작업복을 입거나 회사 명찰을 목에 건 채 점심시간 짬을 내서 오는 시민들이 보였다. 한 투표사무원은 "아직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투표하러 오진 않았다"며 "주말이 되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광수(63·중구)씨는 "선거 당일에 약속이 있어서 회사 점심시간에 투표하러 왔다.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서 놀랐지만 침착하게 미리 생각해온 당을 찍고 나왔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도 눈길을 끌었다. 강아지를 품에 안고 투표소를 찾은 한 유권자는 "반려견를 산책시키러 나온 김에 투표를 하려다 함께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몰라서 미리 선관위에 전화를 해보고 투표를 하러왔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선 9개 구·군 사전투표소 150곳에서 5~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이날 대구 지역의 사전투표율은 12.26%로 25만1천50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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