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유급 마지노선이 다가오자 경북대 의대는 수업을 비대면으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경북대 의과대학 1학년 강의실이 비어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비대면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솔직히 복잡한 마음입니다.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학생도, 거부하는 학생도 다 제자 아닙니까."
경북대 의과대학 수업 재개 첫날인 8일, 의대 A교수가 영남일보 취재진에게 조심스레 심경을 전했다.
이날부터 경북대는 순차적으로 의과대학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 집단행동으로 그동안 의대 수업은 차질을 빚어왔다.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개강을 연기하거나 개강 직후 휴강을 이어가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해왔지만, 더 이상 휴강을 이어가기 힘든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경북대 의대의 경우, 본과 1~2학년 수업이 한동안 비대면 강의로 진행된다.
A교수도 강의계획에 따라 비대면 강의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비대면 강의는 상당수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는 "당장 대면 수업을 듣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비대면으로 시작하지만, 이는 학생들의 실시간 반응을 들을 수 없어 혹시라도 수업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A교수는 "(수업 재개는) 현재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와는 별개의 일"이라며 "교육을 받는 것은 학생 권리이고, 최소한의 의지가 있는 학생이 있다면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 나이 등 여러 이유로 올해 교육 과정을 못 거쳐서 유급되면 안 되는 학생들도 있어 일단 수업 재개는 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업 재개 첫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등에 대해서는 "예측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아직 수업이 시작되지 않아 첫날에 학생들이 얼마나 응했는지 예측이 잘 안 된다"라며 "수업을 듣고 안 듣고는 학생들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학생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의 몫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비대면 강의에 나서는 경북대 의대 B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비대면 강의를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수업에 얼마나 참여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 측은 의대생들의 수업 재개 첫날 강의 참석률 등은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학생이 일정 기간 동안 비대면 강의를 수강하면 되는 시스템이어서 당일 수업 참여 학생수는 파악하기 힘들다"며 "5월 3일 시험(중간고사)이 예정된 만큼, 그에 맞춰 수업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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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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