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與, 총선 참패 책임론으로 연일 시끌시끌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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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1 17:11  |  수정 2024-04-21 17:11  |  발행일 2024-04-22 제3면
윤상현 "총선 참패에 '영남 중심의 당' 있어"
권영진 "영남 국민 밀어줘 개헌저지선 지켜"
'한동훈 책임론'에 韓, SNS에 이례적 반박
"잘못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배신 아닌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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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태영호 등 후보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카메라를 향해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혼돈에 빠졌다. 총선 참패 '책임론' 공방으로 연일 시끄럽다.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을) 의원이 '영남 책임론'을 쏘아 올렸다. 윤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고, 총선 참패 원인에 '영남 중심의 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이 영남 중심이다 보니 공천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당선인은 가만있지 않고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또 영남 탓이냐"고 반문했다. 권 당선인은 "선거 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수도권 출신 당 중진 의원으로서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하셨나"라고 맞섰다.
또 "수도권과 충청에서의 패배가 왜 영남 탓인가. 우리 당이 얻은 지역구 90석 중 59석을 영남 국민이 밀어줬기 때문에 개헌 저지선이라도 지킬 수 있었다"며 "영남마저 갈라치기 당했거나 패배했으면 국민의힘과 보수당은 괴멸됐을 것"이라고 했다.

권 당선인은 "윤재옥 대표(권한대행)의 실무형 비대위 구상에 제동을 걸고 특정인이 비대위원장이라도 하겠다는 욕심인 모양인데, 그렇다고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인 당을 구해 준 영남 국민에게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고 한 술 더 떠서 물에 빠진 책임까지 지라는 것은 너무 옹졸하고 모욕적"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도·청년·수도권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과 정책으로 혁신하자는 것이 핵심인데 여기에 영남과 수도권의 이견이 있을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러한 갈등을 촉발하는 것은 영남 유권자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남-수도권 당선인 갈등이 차기 당권 레이스에 미칠 여파도 주목된다. 차기 유력 당권 주자로 영남과 수도권 다선 의원들이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놓고도 영남권과 수도권 인사들의 신경전이 일어나면서 당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기한 '한동훈 책임론'에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대응했다. 사퇴 이후 침묵을 이어가던 한 전 위원장은 20일 밤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 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적었다. 한 위원장의 이례적인 입장 발표는 홍 시장 등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홍 시장은 집권여당의 총선 참패 직후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청년소통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한 지지자의 글에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다"라며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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