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꽃 안 달아주는데"…대구 두류공원 어버이날 특별 무료급식 현장

  • 박영민,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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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7 15:35  |  수정 2024-05-08 07:04  |  발행일 2024-05-08 제1면
7일 오전 11시쯤 달서구 두류공원서 '어르신 섬김의 날'
무료급식과 함께 선물·카네이션 증정하는 시간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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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사랑해밥차가 주최한 '어르신 섬김의 날' 나눔 급식이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렸다. 어르신들이 카네이션을 단 채 배식을 받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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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사랑해밥차가 주최한 '어르신 섬김의 날' 나눔 급식이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렸다. 어르신들이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아이고~ 우리 아들도 카네이션 안 달아주는데, 정말 고마워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는 <사>사랑해 밥차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배식을 기다리는 줄이 100m 이상 늘어서 있었다. 배식이 1시간가량 남았음에도 어르신들은 일찍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 일부 어르신들은 줄에 본인 물건을 두고 근처에서 바둑을 두거나, 봉사자들이 제공하는 '이발 서비스'를 받기도 했다.

매주 화·목·금요일 두류공원과 도시철도 대실역에서 열리는 '사랑해 밥차'는 어버이날을 맞아 이날은 특별히 '어르신 섬김의 날'로 정했다. 행사에는 기존 자원봉사자들과 삼익신협 직원(두손모아봉사단) 등 50여 명이 출동했다.

오전 11시 40분부터 시작된 배식을 기다리던 어르신들은 차례가 되자 소고기 뭇국·돼지고기볶음·오이무침·완자 등 준비된 음식을 담았고, 커피·떡 등 간식도 비닐봉지에 두둑하게 챙겼다.

특히 이날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에게 "건강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어버이날의 상징인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카네이션을 달고 배식을 기다리던 오세식(60·달서구)씨는 "아직 열심히 일해야 하는 나이인데 몸이 불편해 쉬고 있다. 이렇게 봉사자들이 밥을 챙겨줄 뿐만 아니라 어버이날이라고 카네이션도 달아주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요즘 어버이날 문화가 점점 사라져 가족끼리도 그냥 보내기 일쑨데, 이렇게 카네이션을 달고 바람을 쐴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필오(여·69)씨는 "바쁜 아들이 어버이날이라고 다른 말 없이 용돈만 보냈다. 다 이해한다"며 "오늘 맛있는 음식을 준대서 왔는데, 예상치 못한 카네이션에다 선물까지 챙겨줘 감동했다"고 말했다.

두손모아봉사단으로 무료급식소 자원봉사를 처음 참여한 손아현(30)씨는 "직접 꽃을 달아드리면서 어르신들이 '딸 같다' '우리 아들들도 꽃 안 달아주는데 고맙다'고 말씀해주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날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은 1천200여 명에 달했다. 무료급식에 더해 무료 이발 봉사와 색소폰 무대 등도 마련돼 어르신들은 식사를 마친 후에도 한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고 대화의 꽃을 피우기도 했다.

최영진 사랑해 밥차 대표는 "코로나 펜데믹이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갈수록 무료급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올해는 어버이날을 맞아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작게나마 무대도 꾸미고 음식과 선물을 훨씬 풍성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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