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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량. 연합뉴스 |
국내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업계가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응하려면 공급망 다변화와 원자재 정보 수집·관리 등에 있어 장기계획을 마련해야 정책적 제언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일 'EU CRMA의 주요 내용 및 대응 방향'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CRMA는 전기차용 배터리 및 부품 제조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급망 다변화와 영구자석 및 제품에 사용된 원자재 정보 수집·관리 등을 위한 장기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EU 이사회가 공식 채택해 발효를 앞둔 CRMA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 완화 및 역내 공급망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U는 2016년∼2020년 중희토류의 100%, 경희토류의 85%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등 핵심 원자재의 중국산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CRMA는 전략 원자재 관련 세부 목표 및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총 34개의 핵심 원자재를 선정했고, 이 중 17개 원자재를 '전략 원자재'로 선정했다. 특히, 국내 전기차 배터리 및 연료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리튬·코발트·니켈·흑연 등이 전략 원자재에 포함됐다.
EU는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 연간 소비량의 최소 10%를 역내에서 체굴하고, 최소 40%를 역내 가공, 최소 25%를 역내 재활용 역량 확보, 특정 역외국가로부터의 수입량 65% 이하로 만드는 게 목표다. 전략 프로젝트 지원, 공급만 모니터링 및 위험 평가, 전략적 파트너쉽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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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이사회는 지난 3월 '핵심원자재법'을 공식 채택해 발효를 앞뒀다. 이 법에 따른 핵심 원자재 및 전략 원자재 목록. <한국자동차연구원> |
연구원 보고서는 CRMA가 개별 기업·제품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역외산 제품 등에 대한 차별 조항은 명시하지 않았고, 전략 원자재에 대한 EU의 전체 소비량을 기준으로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서다.
다만, 향후 이 법에 근거한 구체적 이행계획 및 정책이 수립되면 실질적 규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산업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공 및 정·제련 공정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관련 품목의 가치사슬별 투입되는 원자재의 수입 지역 등을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U 배터리법' 등 다른 규제 법안과의 연계 점검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2월 도입된 배터리법은 배터리 원자재 재활용 최소 비율을 2031년부터 코발트 최소 16%, 리튬 6%, 납 85%, 니켈 6% 로 규정했다. 전기차 배터리도 탄소 발자국의 측정·신고 의무 대상으로 지정했다.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및 부품에 CRMA 환경 발자국 평가 및 정보제공 의무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관련 입법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역내 재생 원료 공급망 확보 등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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