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교수들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전면휴진에 동참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12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비상구 표시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서울대병원이 오는 17일 집단 휴진을 결의한 데 이어 서울의 다른 대형병원들도 18일 전면 휴진에 나서기로 했다.
의과대학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 휴진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힌 만큼 휴진을 단행하는 병원은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동네 의원인 1차 의료기관부터 대학병원인 3차 의료기관까지 전체 의료전달체계가 '셧다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성균관의대와 울산의대, 가톨릭의대가 11일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18일 휴진을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을 수련병원으로 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이 휴진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도 이미 전면 휴진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라 대한민국 '빅5' 병원이 일제히 휴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병원들의 휴진 움직임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을 둔 고려대의료원도 18일 휴진을 결정했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90% 이상의 교수진이 의협 주도 하에서 단일대오로 의료 사태 대응에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의협의 전면 휴진 투쟁에 대구·경북의사회도 적극 동참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대구·경북의사회는 "18일은 의사 회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의사회에 소속된 회원은 약 6천200여 명이다. △개원의 2천294명(37%) △봉직의 1천550명(25%) △대학교수 1천364명(22%) △수련의 620명(10%)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이 약 3천400여 명인 경북의사회는 △개원의 1천400명(41%) △봉직의 1천750명(51%) △전공의 53명(1.5%) △공보의 143명(4.2%) 등이다.
대구의사회는 18일 관광버스 20대 이상 임차해 상경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대구의사회 관계자는 "휴진은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서울 궐기대회에는 꽤 많은 인원이 올라갈 것"이라며 "휴진 규모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북의사회는 지난 11일 시군의사회장 등이 참여한 긴급 회의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의협 궐기대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북의사회 관계자는 "궐기대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회원들이 많다"며 "진료는 환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폐암환우회등 6개 단체가 속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2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들을 향해 휴진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 회장은 휠체어에 탄 채로 대독자를 통해 정부에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