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표밭 몰려오는 與 당권주자, 전대 앞 'TK 구애 레이스'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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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6  |  수정 2024-06-26 07:20  |  발행일 2024-06-26 제5면
윤상현·나경원 洪 시장 만남 이어 원희룡도 李 도지사 면담

"TK가 판세 뒤집을 유일한 힘"…두 지자체장 지지확보 가열

최대 표밭 몰려오는 與 당권주자, 전대 앞 TK 구애 레이스
이철우(오른쪽) 경북도지사가 25일 도청을 방문한 국민의힘 당권주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임성수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보수의 본산' 대구경북(TK)을 찾고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다. 당권주자들은 두 지자체장의 발언을 자신의 지지세 강화에 이용하는 동시에 'TK 당원 표심잡기'용으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1일 나경원 의원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경북도청에서 이 도지사와 면담한 뒤 대구로 이동, 저녁에는 홍 시장과 만났다. 각각의 회동에서 나 의원은 '소기의 목적'을 거뒀다. 홍 시장은 이날 나 의원과의 저녁 식사가 마무리된 후 취재진에게 "당을 지켜온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듯 "당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선출직으로 들어오는 건 옳지도 않고 맞지도 않다"고 했다. 이 도지사 역시 "'보따리 장사'해서 선거 이기려고 하지 말고 당을 아는 사람,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해야 한다"며 나 의원에게 힘을 보탰다. 나 의원은 홍 시장과 이 도지사의 발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소개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당의 뿌리와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 영원한 당원으로서 윤석열 정부 성공과 보수 재집권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두 사람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린 셈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나 의원에 뒤질세라 무려 이틀에 걸쳐 이 도지사와 홍 시장 만남에 나섰다. 25일 먼저 경북도청을 찾은 원 전 장관은 이 도지사와 만나 "저는 작은 섬에서 와서 세력이 없다. 저를 영남의 양아들로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 도지사는 "총선 때마다 보따리 장사처럼 공천을 하다 보니 야당을 이길 수 없었다"며 "예전부터 말했지만 당 대표, 최고위원은 당 생활을 몇십 년 해본 사람이 해야 한다"며 화답했다.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의사를 확고히 전한 것이다. 원 전 장관은 26일에는 대구로 출격, 홍 시장과 만날 예정이다. 이날 대구를 찾지 않으면서 일각에서 나올 수 있는 오해를 불식하는 동시에 대구 표밭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윤상현 의원도 지난달 29일 대구에서 홍 시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예상된 행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TK는 국민의힘 당원의 약 40%가 밀집해 있어 '최대 당심'이 모인 지역이다. 이들로서는 TK가 전국적인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될 수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과 지역의 어른인 홍 시장과 이 도지사의 '입'은 TK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매개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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