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총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4일 SNS에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더라면 이런 참패는 없었을 거라 자신한다"며 경쟁자이자,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를 정조준했다. 원 후보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후 총선 전망이 어두울 때 우리에겐 위기에 빠진 당을 구원할 비대위원장 선택지가 둘 있었다"며 "많은 사람이 경험 많은 원희룡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지만, 선택은 한동훈이었다. 그 선택의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시 선택의 시간"이라며 "당이 그때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당 대표를 놓고, 원희룡이냐 한동훈이냐 또다시 선택해야 한다. 이번에는 원희룡에게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주장에 대해 "나경원·원희룡 후보 역시 전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윤상현 후보는 인천 총괄선대위원장이었다"고 맞섰다. 두 후보 역시 총선 때 선거운동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나경원 후보도 SNS에 "원 후보도 한 후보의 '실패'를 말씀하실 입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 후보는 지난 22대 총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무려 8.67%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며 "적어도 원 후보가 총선 승리를 말할 수 있으려면 '졌잘싸'를 보여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자신이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당시 이재명 대표가 본인 지역구를 제외하고 제일 많이 지원유세를 온 곳이 바로 서울 동작을이다. 사실상 나경원 대 이재명의 결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저는 서울 동작을을 탈환했다. 이재명을 이겨본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틀 연속 대구경북을 찾은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정책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당을 위하고 대통령을 위한다면 솔로몬의 지혜(자진사퇴)를 한 번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만약 한 후보가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 원희룡 후보도 물러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가 물러설 것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예측"이라며 "대통령 후보 되겠다는 분들이다. 두 분 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졌고 원외에 있다. 그분들은 더 큰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자숙과 성찰의 기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현재 권력 대 미래 권력의 싸움"이라며 "누가 이기든 당이 분열될 공산이 크고, 이로 인한 당의 후유증이 너무나도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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