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혁신적인 대구 산단은 언제쯤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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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8  |  수정 2024-07-18 07:02  |  발행일 2024-07-18 제22면

[취재수첩] 혁신적인 대구 산단은 언제쯤
이남영기자〈정경부〉

기업 집적지인 '산업단지'는 지역마다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성장해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산업단지'는 매연을 내뿜는 공장이 가득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엔 신기술과 혁신이 발현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정부, 지자체들도 '산단 디지털화'에 관심이 많다. 관련 시설을 잘 구비한 곳이 인천남동국가산단이다. 기자는 지난달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초청으로 인천남동산단 내 스마트그린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했다. 센터 안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사업장별로 설치된 센서로 화재 위험을 판별하고, 센터에서 화재정보를 실시간 취합해 2D지도 위에 표시했다. 이 시스템 구축을 통해 산단은 119보다 더 빨리 화재를 감지했다.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단 내 도로 혼잡도, 주차면 수, 통근버스 움직임 등도 센터에서 직접 관리했다. 첨단화된 미래 산단의 모습을 직접 목도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단 디지털화를 통해 전국 산단 내 데이터를 연결·공유해 제조와 인프라 혁신을 이루는 게 목표라고 했다. 실제 한국산단공단은 최근까지 산단 내 디지털 인프라 80곳을 구축, 제조 스마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밸류체인의 디지털 전환도 꾀하고 있다. 첨단 산단 조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대구 산단도 디지털 시스템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대구 성서산단이다.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성서산단 스마트 통합관제센터는 올해까지 21개 단위사업에 3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아직 사업이 진행 중이다. 벌써부터 대구성서산단의 디지털 기반 제조공정혁신과 신성장동력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성서산단 외에는 아직 혁신적인 산단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모든 산단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게 힘들다는 것은 대부분 인지한다. 하지만 산업대전환 시대를 맞아 혁신 산단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역 산단 입주기업들 상당수는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산단 조성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대구 산단은 현재 고금리, 내수 부진 등 이른바 '다중복합 위기' 탓에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역 상황에 맞는 안정적 기업 운영과 함께 방향성 정립이 절실하다. 대구산단은 자강형 혁신과 정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산단의 디지털화를 포함해 대구만의 독자적인 혁신 산단 조성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타이밍이다.
이남영기자〈정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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