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우상 박태환처럼 '1번 레인 기적' 재현한 김우민의 동메달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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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29  |  수정 2024-07-29 08:13  |  발행일 2024-07-29 제18면

 

[올림픽] 우상 박태환처럼 1번 레인 기적 재현한 김우민의 동메달

김우민이 우상 박태환의 '1번 레인 기적'을 재현했다. 예선 성적이 좋지 않아 레이스를 펼치기 어려운 풀 바깥쪽 레인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당당히 동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에 이어 한국 수영의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 자리를 꿰찼다.

 


예선에서 7위를 해 결승에서 1번 레인에 배정받은 김우민(23·강원도청)은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한국 수영에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김우민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어 3위를 차지했다. 예선보다 3초 이상 기록을 단축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김우민은 3분45초52라는 예상 밖 성적표를 받았다. 일부러 페이스를 조절한 게 아니라 선수 자신이 300m 구간이 지난 뒤 힘이 안 붙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원치 않았던 상황이었다.


"원래 오후에 컨디션이 좋다"며 경기장을 빠져나간 김우민은 휴식시간에 몸과 마음을 재정비한 뒤 결승 무대에 등장했다.


결승에서 가장 바깥쪽 레인에 배정받은 선수가 좋은 기록을 낸 경우가 없지는 않다. 13년 전인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1번 레인을 타고 우승을 차지한 박태환도 있다. 김우민의 절친한 후배 황선우(강원도청)도 2022년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8레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김우민은 자신의 우상인 박태환처럼, 올림픽 무대에서 1번 레인의 불리한 점을 지웠다. 결승에서 출발 버저가 울린 뒤 0.62초 만에 출발해 결승에 진출한 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반응속도를 보였다.


물에 뛰어든 뒤에는 언제 예선 때 무거운 몸을 보여줬냐는 듯, 4번 레인의 루카스 마르텐스(독일)와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이날 3분41초78로 유일하게 41초대 기록을 내며 금메달을 딴 마르텐스는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고, 김우민은 바로 그 뒤에서 350m 구간까지 2위를 유지했다.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김우민은 "내가 오늘 결승 1레인을 배정받을 때부터 동료들이 '한국이 1레인과 8레인에서 강하다'는 말을 해줬다. 그래서 더 힘을 냈다"며 "동메달을 따보니 1레인에서 경기하는 건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김우민은 "마지막 50m가 굉장히 힘들었다.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진짜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 잘 참고 이겨내서 동메달을 따냈다"며 '해피엔딩'이 된 레이스를 떠올렸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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