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시점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대구를 찾는다.
한 대표는 25일 오후 3시 북구 칠성동 iM뱅크 제2본점에서 열린 '포럼 분권과 통합' 강연회에서 '지방분권과 국민통합'을 주제로 강연한다. 포럼 분권과 통합은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단체다. 권 의원이 한 대표의 강연 성사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된 행사지만, 정치권이 한 대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한 대표가 '독자 세력화'에 나선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응 탓이다. 대중과의 소통 무대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한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며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이 모이면 이야기하는 '불만 1순위'라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건의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특별감찰관 임명을 제안했다.
한 대표가 대구에서도 강경 발언을 내놓을 지가 주목된다. 한 대표에 대한 대구경북 민심의 향배도 관심이다.
한 대표의 독자 세력화는 '양날의 칼'이다. 현재 한 대표는 용산과의 차별화를 통해 '할 말은 하는' 이미지와 함께 당정 갈등 해소 노력 없이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한 대표의 대구행은 향후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한 대표의 독자 세력화 성공 여부는 결국 여론에 달려 있다. 특히 대구경북의 눈높이가 중요하다"며 "한 대표가 대구경북의 민심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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