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앞에는 400년 된 은행나무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이 은행나무는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는 황금빛 물결을 이루며, 주변의 고즈넉한 서원과 어우러져 깊은 정취를 자아낸다. 달성군 제공 |
가을빛으로 물든 대구 달성군 비슬산 천왕봉 정상, 은빛 억새가 바람결에 춤을 추듯 일렁인다. 푸른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진 억새밭과 고즈넉이 자리한 정자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달성군 제공 |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대구 달성군 가창댐 둘레길이 한적한 산책로로 자리하고 있다. 초록과 노란빛으로 물든 나무들이 산뜻한 가을 분위기를 더하며, 길을 걷는 이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달성군 제공 |
대구 달성군 지역에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그 바람을 따라 펼쳐진 넓은 들과 숲, 산길 곳곳에 계절의 온기가 아련히 묻어난다. 천천히 발길을 옮길수록 자연이 그려낸 빛과 색이 조용히 우리를 맞아들인다. 도동서원의 은행나무 아래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고, 비슬산의 억새밭은 은은한 은빛으로 바람결에 흔들린다. 가창댐 둘레길을 따라 이어진 푸른 물결과 가을빛에 물든 숲길은 일상의 번잡함을 잊게 한다. 지금 이곳에서 마주하는 가을의 풍경은 마치 꿈처럼 아득하고도 따뜻하다. 달성군을 찾아 자연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순간의 아름다움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어 봄직하다.
◆도동서원…400년 은행나무가 선사하는 황금빛 꿈결
달성군 구지면의 도동서원은 조선 전기 학자 한훤당 김굉필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고즈넉한 서원이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중정당과 사당 같은 보물들이 고요한 시간을 품고 있다.
서원을 걷다 보면 전통의 깊은 정취가 속삭이듯 다가온다. 특히 서원 앞에 우뚝 선 400년 된 은행나무는 가을이면 황금빛 옷을 갈아입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높이 25m, 둘레 약 8.8m의 은행나무는 가을 햇살 아래 황금빛으로 물들며, 그 빛의 파도에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황금빛 나무는 11월 초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비슬산…가을의 은빛 억새가 가득한 산길
봄이면 참꽃이 가득한 군락지로 유명한 비슬산. 가을이면 은빛 억새가 천왕봉 정상부를 감싸며 새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구상한 대견사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암괴류도 비슬산의 또 다른 자랑이다.
자연휴양림에서 정상부까지는 친환경 셔틀버스를 타고 오를 수 있어 접근성도 개선했다. 맑은 바람과 함께 오르는 셔틀버스는 한 번에 자연과 가까워지는 느낌을 전해준다. 요금은 성인 기준 5천원이며, 20분가량 걸린다.
천천히 오르고 싶다면 유스호스텔이나 유가사 주차장에 차를 두고 산길을 따라 정상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다.
◆가창댐…둘레길, 드라이브와 산책의 완벽한 조화
용계리의 가창댐 둘레길은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아름다운 여정을 선사한다. 최정산 능선을 따라 펼쳐진 푸른 물결과 함께 가을빛이 잔잔히 드리운 둘레길은 도심을 떠나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일부 구간이 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는 걷기에 편안하고, 곳곳에는 전망대와 벤치가 설치돼 자전거 라이더와 방문객 모두 쉬어가기에 좋다. 올해 새롭게 조성된 오1리 마을회관에서 용계체육공원까지 3.4km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을이 선사하는 청량한 빛과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달성지역은 봄에는 참꽃 군락지, 여름에는 배롱나무, 가을에는 도동서원의 은행나무, 겨울에는 송해공원의 빙벽으로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가을의 달성을 찾아 특별한 풍경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