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0' 경북바이오硏 행감자료 작년 것 버젓이 제출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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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2  |  수정 2024-11-12 19:08  |  발행일 2024-11-13 제6면
매년 경영평가 저조한 성적에

개원후 20년 장애인 채용 않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도마위'

오타까지 그대로인 행감자료

도의회 "개선안 마련, 사과를"
지난 11일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행정사무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경북도의회 제공>
지난 11일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행정사무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경북도의회 제공>

경북도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20년째 단 한 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고 있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2004년 법인 설립 이후 올해까지 장애인 고용률 0%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공기업의 사회 공헌 차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

연구원은 국가가 정한 법규에 따라 특정 규모 이상의 사업주나 기관이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비율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연구원은 2024년 경북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도 장애인 고용률 0%로 개선 과제를 미이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장애인 고용률은 전체 평균 3.17%(공공 3.86%·민간 2.99%)로, 지난 10년간 추이를 볼 때 장애인 고용률과 규모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의 상승률은 민간보다 높은 추이를 나타냈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은 20년째 장애인 고용률 0%를 기록하며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이 이를 만회하려면 종사자 전원을 장애인으로 재차 고용해도 모자란다.

더군다나 연구원은 과도한 신체활동을 하거나 교원·군무원 등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아니어서, 의도적으로 장애인 고용을 차단했다는 의심마저 받았다.

박선하·황명강 도의원은 "연구원의 2030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가 '고객가치 창출 및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며 "내년 반드시 법적 기준에 상응하는 장애인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장애인 고용 실천 방안을 수립해 연내 도의회에 제출하고 이후 채용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별도 보고"를 주문했다.

도의회는 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매년 실시하는 경북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수년 동안 저조한 성적을 받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연구원은 2017년 S등급을 받으며 최우수기관에 5년 연속 선정된 후 계속해서 평가 등급이 하락하다가 2021년부턴 4년 연속 B등급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의회는 공공기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경영평가 결과 성과 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매년 B등급 이상을 못 넘는 것은 경영 개선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도의회는 연구원이 지난해 제출한 행감 자료를 그대로 올해 사용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행감 자료에 연도를 잘못 작성했던 적이 있는데, 그 자료를 그대로 올해도 사용했다는 것이다.

여기다 오타까지 그대로여서 복사해 옮겨 붙인 것으로 판단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행감 자료에서도 이미 틀리게 작성한 자료를 그대로 다시 복사해서 작성한 것은 느슨한 마인드와 게으른 업무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이 방만한 태도로 경영하고 있다는 증거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누차 강조하는데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것은 도의회를 무시하고 기만하는 처사"라며 "행감 후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제출하고, 원장의 공식적인 사과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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