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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서 LED 응원봉과 맞춤 제작된 '탄핵봉'이 등장해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집회 현장을 밝히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
'우리의 촛불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집회의 상징이었던 '촛불'이 2024년에는 'LED 조명'과 'K팝 응원봉'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빛을 발하고 있다. 윤석렬 대통령의 퇴진을 향한 집회 현장은 어두운 촛불의 바다를 넘어, 다양한 색채와 창의적인 도구들로 물들고 있다. LED 응원봉, 조명, 대파 같은 독창적인 '촛불'들은 단순한 항의를 넘어 시민들의 개성과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 7일 대구 범어네거리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도 형형색색의 불빛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NCT의 직육면체 응원봉, 샤이니와 오마이걸의 다이아몬드와 사슴뿔 모양 응원봉, 래퍼 우즈의 응원봉까지 다양한 불빛이 집회 현장을 채우며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대학생 천모(23)씨는 "촛불처럼 획일적인 도구 대신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며, "응원봉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촛불을 대신하는 도구는 응원봉만이 아니다. LED 촛불, 아크릴 조명, 심지어 장난감 요술봉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냈다. LED 탬버린을 들고 집회에 나온 한 시민은 "LED 탬버린 덕분에 집회가 더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됐다"며 "다음 집회 때는 나도 더 독창적인 아이템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SNS에서는 촛불 대신 대파를 든 시민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초 윤 대통령이 농협 방문 당시 대파 한 단의 가격을 '875원'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발언을 풍자한 것이다. 당시 실제 대파 한 단의 가격은 5천원을 훌쩍 넘어,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탄핵봉'도 등장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탄핵봉'을 검색하면 LED 응원봉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정보들이 쉽게 확인할 수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탄핵', '나가라', '교도소로' 등의 문구를 담아 제작한 탄핵봉 인증사진들이 속속 올라왔다.
촛불 집회는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촛불 이모티콘을 추가하며 연대를 표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도 촛불 이모티콘을 활용해 연대와 지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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