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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인 지난 7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맞이방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영남일보DB |
"비상계엄 선포에다 탄핵정국, 여객기 참사까지…모두 12월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정말 '최악의 연말'입니다."
29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한 30대 시민이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달 초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정부의 주요 부분이 권한대행 체제가 되고, 정치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중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소식까지 들려오자 시민들은 놀랍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온·오프라인으로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대구시민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여객기 참사와 관련된 글이 계속 올라왔다.
지역 네티즌들은 '너무 슬프다' '태국 여행 다녀온 가족들이 많을 텐데 안타깝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등의 글을 올리며 참사 소식을 전했다.
이날 오후 대구시내 한 카페에서 만난 20대 직장인은 "처음 나온 사상자 20여 명 외에 모두 무사히 구조되길 기도했는데, 갈수록 사망자가 많이 나와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라며 "특히나 얼마 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이런 참사가 발생해 더 걱정이 된다. 어떻게 안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터지는지 너무 우울한 연말이 됐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SNS 등을 통해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시민도 있었다.
역시 동성로에서 만난 한 40대 시민은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정치인들이 무책임하게 시끄럽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제발 이런 참사 앞에서는 정쟁이나 권력 다툼, 남탓을 멈췄으면 한다"라며 "저렇게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 앞에서 정치인들도 정신 차려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100여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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