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대구 도심 속 나만의 안식처(1) 번잡한 도심 지친 영혼 달래줄 나만의 안식처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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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4  |  수정 2025-02-14 08:52  |  발행일 2025-02-14 제13면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대구 도심 속 나만의 안식처(1) 번잡한 도심 지친 영혼 달래줄 나만의 안식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기자

"너 왜 사람이 이상해지는지 아니? 내가 이상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이 그렇게 만드는 거야."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2019년 OCN에서 방영한 이 작품은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부산에서 상경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며 겪는 기묘한 이야기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안과 공포를 심도있게 다루며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은 타인들로 만들어진 지옥을 경험한다.

살면서 한 번쯤은 타인으로 인해 힘들어 한다. 사실 "타인은 지옥이다"란 말도 꽤 오래전 나왔다. 장 폴 사르트르가 1943년 쓴 희곡 '닫힌 방' 중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라는 대사는 지금까지 회자된다. 인간은 세상에 던져져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군중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남을 신경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예민해지고, 지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집도 좋지만 가끔 근사한 곳에 방문해 감성까지 충전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그런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혼밥, 혼술, 혼영 등 혼자 노는 일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왔지만 도심 속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기는 어렵다. 어딜 가도 북적이고 시끄럽다.

다행히도 대구 도심에 숨은 공간들이 있긴 하다. 골목길을 돌면 한적하고 아기자기한 독립서점이 나온다.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 카페에선 공원 뷰를 감상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혼술을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이자카야, 작아서 더 매력적인 극장까지. 번잡한 거리 한가운데에서도 평온함을 주는 곳들. 이번 주 위클리포유에선 이런 곳들을 소개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번잡함 속에도, 근사한 사적인 공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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