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서상규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악취 주범 인식 안타까워…2030년 이전 현실적 불가능”](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news-p.v1.20250506.ca0d682a90154bb2b7add498f947b63f_P1.png)
서상규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한 때 '헐크' 이만수와 함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꾼 촉망받던 유망주가 40여년이 흐른 뒤 위기의 대구염색산업단지를 일으킬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대학시절 불의의 부상으로 야구선수 꿈을 접고 섬유업계에서 '샐러리맨 신화'를 써 내려가는 서상규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의 이야기다. 장기 불황과 불안정한 국제 정세, 환경 리스크까지 삼중고를 겪는 대구염색산단호의 선장인 그를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염색공단) 이사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 염색산단 폐수 유출 사고에 대해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도 염색업종 해제 및 이전 문제 등 염색산단을 둘러싼 각종 이슈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소신을 밝혔다.
▶늦었지만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염색공단 이사장직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기쁨보다는 어깨가 무겁다. 현재 염색산단에 직면한 △염색전용공단 해제 △염색산단 이전 △악취관리지역 지정 및 공동폐수1·2처리장 합병 △공단 재정 건전성 회복 등 산적한 현안에 있어 공단과 입주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하고 화합과 단결을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특이한 경력을 지녔다고 들었다.
“프로야구를 꿈꿨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학창시절 2년 선배로 이만수 전 감독, 3년 밑으로 류중일 전 감독과 함께 훈련했다. 야구 명문 대구고 야구단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대학 1학년 때 선수로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운동을 그만뒀다. 당시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러다가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프로팀으로부터 2군 등록을 요청받고, 고심 끝에 거절 후 염색공단내 공장에 입사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현재 대구염색산단은 위기다. 산단의 상황을 진단한다면.
“베트남, 중국, 인도 등 주요 수출국의 수요 감소와 장기간 이어진 내수 경기침체 및 대만·동남아 등 개도국의 저렴한 인건비 등이 겹치면서 입주업체 주문량이 급감했다. 또 염색산단 인근 서대구역 개통과 대단지 아파트 건립으로 환경민원이 급증해 지난해 6월부터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인해 염색산단은 최악의 경영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휴·폐업업체가 증가하고 있고 요금 미납업체도 갈수록 늘어나는 실정이다."
▶환경오염 및 악취 주범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는데, 개선 방안은.
“사실 염색산단 인근에는 대구시에서 관리하는 달서천하수처리장,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장, 위생처리장, 생활폐기물 매립장 등 지역 환경기초시설이 밀집돼 있다. 유독 염색산단만 악취 주범으로 인식돼 억울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해 염색산단 악취 실태를 보면 2020년 조사 대비 복합악취와 사업장 악취배출총량이 각각 25%, 72%나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이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환경부와 대구시에서 추진한 소규모사업장 대기오염방지시설 지원사업에 염색산단 입주업체 대다수가 참여해 노후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최첨단 방지시설로 교체한 결과다. 또 염색산단 악취관리지역 지정으로 올해 5월말까지 공단 및 사업장의 악취방지시설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더 많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경영 여건상 자체 자금으로는 환경개선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범정부 차원 지원책 마련을 위해 환경부의 장기저리자금인 환경개선자금을 신청했다. 자금이 확보되면 다양한 환경개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폐수유출 사고 얘기를 안 할 수는 없다. 유출 경위와 재방방지대책은.
“먼저 최근에 발생한 공단천 폐수유출 사태로 인해 많은 심려와 우려를 끼쳐드려 이사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난 1월8일부터 3월8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염색산단 내 공단천 하수관로에서 유색의 폐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사업장 내 하수관로 및 우수관로 숙지 미흡으로 폐수 유출 △작업자 관리 부주의로 잔여염료 및 염료통 세척 폐수를 우·오수관로로 유출 △공동폐수관로 노후화에 따른 균열 누수 등을 밝혀냈다. 공단에서는 이번 사태 발생 이후 대구시와 서구청, 환경청 등과 함께 사태수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간 공단에서 추진한 대응상황은 △폐수유출 발생지 추적을 위한 자체 대응 매뉴얼 수립 △폐수유출지점 CCTV(2개소) 설치운영 △산단 내 주요지점(8개소) 신고포상금 현수막 게시 및 홍보공문 △입주업체 전수조사 및 사업장 내 우·하수관로 및 폐수관로 구분 표지판 부착(약 1천 개소) △공동폐수관로 이상 발생 의심구간 준설 및 점검조치 등이다. 앞으로는 이 같은 사태가 절대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활동도 만전을 기하겠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염색업종 해제' 안건을 통과시켰다. 어떤 의미인가.
“염색업종 해제는 이사장 선거 출마 당시 제1호 공약이다. 그간 중단됐던 공단 장기발전위원회를 다시 부활, 활성화시키는 등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이다. 현재 입주업체 경영상황이 매우 어려워 공장을 매각하려고 해도 업종제한으로 인해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 이 상태로 가면 공단과 입주업체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업종제한 해제를 통해 공단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입주업종 제한해제가 되면 지가 상승에 따른 입주업체의 자금 여력확보는 물론, 매각이나 임대도 용이해진다. 덤핑수주 및 과다경쟁도 줄어들어 공단 내 입주업체들이 내실 있는 기업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입주업종 제한해제 설문조사 결과, 다수 업체(96개사)가 입주업종 제한해제에 찬성했다. 지난 3월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승인절차를 거치면서 사업 추진에 큰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대구시가 2030년까지 군위로 염색산단 이전을 추진 중인데.
“염색산단 이전과 관련해 대구시는 현재까지 공동이용시설(발전소·폐수처리장) 건립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30년까지 이전은 현실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염색산단 이전 설문조사 결과, 다수의 업체(94개사)가 사업성 결여 및 이전비용, 인력확보 문제 등의 이유로 산단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대구시에서 추진중인 사업인 만큼 향후 구체적인 실행방안 및 이전비용 보상 등의 정책이 제시되면,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공단과 입주업체에 최대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사장님이 그리는 염색산단의 미래는.
“임기 내 대구염색산단을 전국 최대 집적 규모(현재 127개사 입주)의 뿌리산업 전용산단으로 발돋움시키겠다. 기존 섬유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테크 융합 소재 육성과 친환경·순환경제·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 고도화를 이뤄 내겠다."
▶대구시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최근 폐수유출 사고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환경개선사업과 예방활동 강화 및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 지역주민들에게 신뢰받는 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공단 임·직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 서상규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경북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주>염동염직 대표 △<주>통합 대표 △전국 프리테니스 생활체육회장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이사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대구상공회의소 상공위원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연합회 이사 △다이텍연구원 이사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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