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AI 정책, 제대로 추진하려면 규제 풀어야”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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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16:38  |  수정 2025-05-14 18:27  |  발행일 2025-05-14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13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AI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지금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먼저 규제를 과감히 풀 필요가 있다."

국내 1세대 인공지능(AI) 연구자인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대구를 찾았다. 이날 김 교수는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AI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교수는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가 곧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nAI GPT3.5의 파라미터(매개변수) 수는 1천750억개다. 최근에 나온 4 버전은 1조개, 새로 나올 5 버전은 10조개다. 인간의 뇌에는 100조개가 있다. 김 교수는 “AI의 성능이 계속 발전하면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걸 넘어 맥락을 이해해 인간과 대화한다. 영화를 만들고, 노래를 작곡하는 등 창작도 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 것처럼, 머지 않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가 산업 구조와 일자리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탈숙련화'를 우려하며 “기술과 경험이 요구되는 작업이 AI에 의해 수행되면서 전문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경험 있는 법률가, 과학기술 연구원, AI, SW 개발자 품귀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13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하지만 이런 변화는 세계적인 흐름이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신 AI 활용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AI 기술은 현재 미국이 독점하고 있다. 기술을 보유할 수 없다면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AI 경쟁력은 활용 능력으로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점인 교육, 의료, 바이오 분야와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AI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AI 국가 경쟁력은 전 세계 6위지만 규제 운영환경은 35위로 꼴찌 수준"이라며 “이런 환경탓에 국내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AI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의료 데이터 등 AI 활용에 필요한 데이터를 풀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교수는 “AI는 워낙 빠르게 변하는 기술이라 유연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바람직하다"며 “청년들이 AI 기술로 창업을 하고 실패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전산학부)는 서울대 공대 졸업 후 미국으로 넘어가 UCLA에서 시스템공학 석사, 전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0년대부터 인공지능(AI)을 공부한 국내 1세대 AI 연구자다. 소프트웨어진흥원 이사, 한국정보과학회 회장, 국가DB포럼 공동의장, 인공지능연구원 원장, 중앙대 소프트웨어대 석좌교수, 인천재능대 총장 등 과학기술계 수많은 요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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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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